초급장교 경쟁률 저하...창끝이 부러지고 있다.

  • 등록 2023.04.18 18: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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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사관후보생의 지원율 제고와 우수인력 획득을 위해서는
학군사관후보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강구되어야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고재휘교수(본지 수석논설위원)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군의 창끝이라고 할 수 있는 중대급 이하 소부대에 우수한 초급간부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들이 바로 창끝 전투력의 전력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은 초급간부에 대한 정책적 관심 부족과 처우개선 미흡으로 창끝이 부러져 전투력 발휘가 어려워지고 있다. 

 

 

 병사들의 복무기간 단축과 월급 인상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으로 장교 과정별 경쟁률이 대폭 하락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초급장교의 70%를 공급하는 ROTC(학군사관후보생)의 지원율 하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ROTC 지원자는 2015년에 19,159명으로 경쟁률은 4.5:1이었으나, 2022년에는 지원율이 저조해 모집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7,680명이 지원해 7년 만에 40%로 급감했으며, 경쟁률 역시 2.2:1로 낮아졌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ROTC 지원율은 매년 급감해 작년에는 경쟁률이 0.92:1로 처음으로 정원을 채우지도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학군단 입단 이후에도 다양한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는 인원이 2020년에 253명, 2022에는 225명이 발생했다.

 

아울러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학사장교의 지원 인원 감소와 경쟁률 저하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육군사관학교를 중도 포기하는 인원도 점점 늘어나 2018년 9명에서 2022년에는 무려 63명으로 7배로 증가했으며, 1학년 입학정원 330명 중 자퇴한 생도가 32명으로 약 10%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복무기간 단축과 봉급 인상을 들 수 있다. 병사의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되었으나, 단기 복무 부사관 4년, 학사장교 3년, 학군장교는 2년 4개월로 간부들의 복무기간은 거의 변화가 없다.

 

월급은 2023년 기준으로 병장 130만원, 하사 173만원, 소위 178만원 수준인데, 조만간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 정부의‘병장 월급 200만원’공약에 따라 병장 월급은 2024년 165만원, 2025년 205만원이 된다. 간부들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의무는 많은 반면, 복지에서는 병사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런 조건에서 누가 초급장교에 지원하겠는가? 자부심과 사명감만으로 초급장교에 지원하고 복무하던 시대는 지났다. 초급장교는 군의 중추이자 창끝 전투력 발휘의 핵심이다. 전투에서 이들이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병사도 오합지졸이 되고 아무리 우수한 무기도 무용지물일 될 것이다. 따라서 


학군사관후보생의 지원율 제고와 우수인력 획득을 위해서는 학군사관후보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첫째, 가산복무 지원금과 단기복무 장려금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 먼저 가산복무 지원금은 대학별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등 지급하는 체계에서 사립대학 등록금 수준으로 상향해 일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가산복무는 추가 복무기간에 대한 보상 성격임으로 개인별로 차이 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산복무 지원금 대상자에게는 단기복무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데, 이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항목이므로 학군사관후보생 전원에게 지급해야 한다.


 둘째, 학군사관후보생에게 학기 중 급여 지급이 필요하다. 육군사관학교나 3사관학교 생도들에게는 학기 중에 매월 급여를 지급하지만, 학군사관후보생에게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학군사관후보생도 사관생도처럼 학기 중에 일반학과 군사학을 동시에 이수하고 있기 때문에 교내 군사학 수업 일수를 고려해 일정 금액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셋째, 일반대학 군사학과의 경쟁률을 향상시켜야 한다. 2023년도 입시에서 전국의 많은 군사학과가 최악의 신입생 충원 미달 사태를 맞이했다. 특히 주요 육군 협약대학들마저 역대 유례없는 정원 미달이 발생했다. 이는 곧바로 ROTC 및 학사장교 지원 인원 감소 및 경쟁률 하락과 직결된다.

 

따라서 군사학과에 대한 지원대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학금 및 품위유지비 등 예산지원과 더불어 국내‧외 탐방 및 해외 자원봉사, 군부대 견학 및 병영체험 지원 등 다양한 혜택 등의 유인책을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 학군사관후보생을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과 함께 자기 계발 보장 정책을 법제화 하여야 한다. 우리가 국가유공자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그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했고 이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학군사관후보생은 대학 생활의 일부를 반납하고 군사훈련 등을 하며 국가에 헌신한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라도 학군사관후보생에 대한 다양한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단기 군복무 후에도 사회에 나가서 능력과 적성에 맞게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후보생의 자기 계발을 적극적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 젊은 대학생의 열정 등으로만 학군사관후보생을 지원하라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군의 창끝 핵심 전력인 학군사관후보생의 질적인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군사관후보생의 질적 향상을 굳건히 한다면 우리 군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질의 초급 장교 양성이 우리 군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존영 기자 d8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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