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간부 문제 해결...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보장을~.

  • 등록 2023.05.08 09: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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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으로 군에 투신한 초급장교와 부사관이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처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고재휘교수(본지 수석논설위원)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초급간부들이 흔들리고 있다. 열악한 처우와 낮은 인식에 버티지 못하고 군문을 떠나려 한다.

 

 

전역을 원하는 초급간부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장기복무 지원 인원은 급감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학군장교와 학사장교 지원 인원이 크게 줄어들어 서울 주요 대학 학군단(ROTC)은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장교와 더불어 초급간부의 주축을 이루는 부사관 모집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초급간부 지원 인원 급감과 전역 인원 급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국방부는 장관이 직접 일선 부대 초급간부들을 찾아가 의견을 청취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결과, 국방부는 초급간부를 위해 하사 호봉 승급액, 초급간부 성과상여금 기준호봉, 당직 근무비 등을 인상하고 단기복무장려금과 장려수당을 증액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런 대책들은 예산 확보와 법령 정비 없이는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따라서 우선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단기간에 추진할 수 있는 대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의 주요 관점을 병사들의 복무기간 단축과 봉급 인상에서 초급간부의 처우개선으로 바꿔야만 한다. 초급간부들은 병사들과 비교해‘처우 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국방부는‘평등의 원칙'을 적용해 병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한 반면, 초급간부들의 처우개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다. 그 결과, 초급간부들은 처우 면에서는 병사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고강도 업무에 책임과 의무만 많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어 자긍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간부와 병사의 상이한 휴가 일수 계산방식 조정과 간부와 병사의 두발 규정 단일화, 간부식당 운용 금지 등이 있다. 그러면서도 기본권 중에 하나인 정기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

 

군인은 간부와 병사 모두 정기휴가를 실시한다. 흔히 연가라고 하는데 간부는 연간 21일, 병사는 복무기간에 따라 육군 및 해병대 24일(18개월), 해군 27일(20개월), 공군은 28일(21개월)을 사용한다. 그러나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입법조사처에 분석을 의뢰해 공개한 지난해 군 간부(장성급 제외)의 연가 사용 실태를 보면 육‧해‧공군 모두 1년에 10일을 넘지 않았다. 육군이 38.8%, 해군이 26.9%, 공군이 45.7%였다.

 

이는 중앙부처 공무원의 연가 사용률 80.4%에 비교해 3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반면에 병사들의 정기휴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무조건 100% 시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간부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육군 병사를 기준으로 휴가 기간을 산정해 보면, 신병 위로휴가 4일, 정기휴가 24일 여기에 복무기간 중 포상휴가 최소 1회 5일을 더하면 휴가 일수는 최소 33일 이상이 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최소 22일 이상으로 간부보다 더 많이 휴가를 간다.

 

초급간부의 지원율 향상과 전역률 감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초급간부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보장을 위한 제도와 문화적 배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간부 간의 언어폭력과 욕설 행위 근절, 자유스런 출‧퇴근 분위기 조성, 당직근무 이후 휴식 여건 보장, 강압적인 업무 분위기 해소, 불필요한 야근 자제 및 전투 휴식 보장, 초급간부의 책임과 의무 간소화(경감), 정기휴가 보장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해 직업군인의 직업성을 강화하고 간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급간부 처우개선이 곧 국방혁신이고 그래야만 전투형 강군 육성도 가능하다. 돈(예산)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휴식 여건 보장 등과 같은 작은 것부터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이정하 기자 haya900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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