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2025년 여름,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기억과 시간이 겹겹이 쌓인 풍경을 만났다. Fluid Art 기법과 콜라주가 만들어낸 독특한 질감과 색의 흐름 속에, 작가 주은영이 담고자 한 것은 단순한 미술이 아닌 ‘삶의 밀도’였다. 23번째 개인전 《시간과 기억의 밀도》를 연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시간과 기억의 밀도’라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작가: ‘밀도(密度density)’는 쌓임이고 깊이죠. 저는 이 시간위에 얹히는 기억의 파편들을 그림으로 붙잡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잊었다고 생각한 순간들도 사실은 사라지지 않고, 층층이 쌓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요. 화면 위의 나무나 원형 구도는 그 순환성과 축적을 상징합니다. 수많은 조각들이 겹겹이 쌓여 이루는 나무는 기억과 시간이 응축된 하나의 풍경으로 그것들이 시간의 결을 따라 중첩되어 삶의 밀도를 이루는것을 표현하였습니다.
Q. 작업에서 특히 콜라주와 Fluid Art 기법이 두드러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작가: 기억은 균질하지 않잖아요. 흐릿한 것도 있고, 날카롭게 남은 것도 있고. 그런 복합성과 유기성을 표현하기에 Fluid Art의 유동성과 콜라주의 조각성이 잘 맞았어요. 셀(Cell) 효과나 불규칙한 레이어링을 통해 감정의 다양성과 시간의 겹침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Q. 대표작인 〈voyage_시간과 기억의 밀도〉도 그런 구조인가요?
작가: 네, 그 작품은 기억의 항해(voyage)를 테마로 했어요. 각기 다른 질감과 색감의 조각들이 겹쳐지고 흐르며, 삶이란 항로를 따라가는 우리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그 속에서 개인적인 기억뿐 아니라, 누군가의 공감도 마주하길 바랐습니다. 작은 파편들에 담은 각기 다른 색과 감정들이 시간의 결을 따라 중첩된 삶의 밀도를 구조적으로 표현한것이죠. 나무는 멈춰져있는것이 아니라 기억을 품고 호흡하며 시간의 흔적을 응축하는 존재로써의 생명체 입니다.
Q. 작가님께 있어 ‘기억’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작가: 기억은 제 작업의 뿌리이자 씨앗이에요. 무의식 깊은 곳에서 떠오르는 색감, 문득 떠오른 장면 하나가 한 작품의 시작이 되곤 해요. 때로는 상처였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무늬가 되더라고요.
Q. 오랫동안 다양한 전시를 해오셨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중점을 둔 점이 있다면요?
작가: 균형과 리듬이요. 단순히 예쁜 구성이 아니라, 감정과 감각의 리듬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배경과 전경, 색채와 질감, 대칭과 비대칭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고 또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했죠. 정적인 색채 안에 생동감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Q. 끝으로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작가: 저의 작품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관객 여러분의 기억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얹히길 바랍니다. 멈춰선 듯 보이는 화면 위에서, 여러분 자신의 ‘시간의 밀도’를 발견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은영 작가는 말과 그림 모두로 시간을 말하는 작가였다. 그녀의 작업은 기억의 무게를 덜어내는 대신, 그것을 시각적으로 축적해 우리 곁에 다시 놓아준다. 이번 전시 《기억과 시간의 밀도》는 삶의 층위를 조용히 어루만지는 깊은 미술적 사유의 여정이다.
주은영 작가
Ju Eun Young
개인전 23회
NJ 갤러리초대전, AP갤러리 초대전
노원문화원 기획초대전
경춘선숲길 갤러리 (공모당선초대전)
도솔미술관 개인전, 로쉬갤러리 초대전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개인전
콩세유 갤러리, 한가람 갤러리
도봉갤러리 초대전 등
서울아트쇼, 제주아트페스타
부산화랑아트페어 BAMA, 조형아트쇼PLAS
싱가폴아트페어, 홍콩WHATS, 대구아트쇼 등
국내외 아트페어 및 단체전 220여회
現在 사단법인 국제현대예술협회 인사동사람들 사무총장
인사국제아트페어 사무총장
한국미술협회 녹색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노원문화재단 104마을 예술창작소 입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