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소굴의 나라, 캄보디아] 제1편 피로 물든 관광지, 캄보디아의 민낯

  • 등록 2025.10.14 07: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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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국가’ 뒤에 숨은 범죄산업의 실체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준석 기자 |  한때 ‘앙코르와트의 미소’로 불리던 캄보디아는 이제 더 이상 평화로운 관광지가 아니다. 최근 한국인 대학생 박모(22) 씨가 현지에서 납치·감금·살해된 사건은 그 상징적 단면이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범죄가 산업이 된 나라’의 실체를 드러낸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관광 거점으로 급성장했지만, 그 이면은 어두웠다. 온라인 사기, 불법 도박, 인신매매, 장기매매, 마약 거래가 뒤엉킨 ‘보이지 않는 범죄시장’이 관광업의 그림자 속에서 거대하게 자라났다.

 

겉으로는 미소 짓는 관광 안내인과 리조트가 있지만, 그 뒤편에는 외국인 납치와 인신매매로 돈을 버는 범죄 카르텔의 천국이 존재한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프놈펜·시아누크빌·바탐방 일대는 이미 국제범죄의 온상으로 악명 높다. 사이버 사기 조직과 인신매매단이 외국인 근로자나 여행객을 속여 끌어들인 뒤, 감금·폭행·강제노동을 시키는 일이 공공연히 자행된다.

 

심지어 일부 경찰과 지방 관리들이 이들 범죄조직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사건을 묵살하거나 공조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법이 돈의 종이 되고, 인간의 생명은 상품으로 거래되는 곳, 그곳이 지금의 캄보디아다.

 

한국인 대학생 피살 사건도 같은 맥락에 있다. 박 씨가 실종된 지 불과 며칠 만에 감금 정황이 확인됐지만, 현지 수사는 늑장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한국 경찰이 외교부를 통해 여러 차례 수사 공조를 요청했음에도 캄보디아 측은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시간을 끌었다.

 

결국 그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실종 두 달이 지난 후였다. 관광국가라 자처하면서 외국인의 생명을 이렇게 가볍게 다루는 나라가 또 있을까. 지금 캄보디아는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범죄의 수출국, 사람을 돈으로 환산하는 구조다.

 

도시의 빛나는 간판 뒤에서, 얼굴조차 알려지지 못한 수많은 외국인 피해자들이 울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번 사건을 단순히 ‘외교적 사고’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외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의 문제, 즉 국가의 근본적 책무가 걸린 일이다. ‘총력 대응’이라는 말은 사건이 벌어진 뒤의 변명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작동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은 여행을 떠나면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외국인 안전을 보장할 의지가 없다면, 국제사회는 그 나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외국인 납치와 살인이 관광의 부작용으로 포장될 수는 없다.

 

캄보디아가 이 현실을 외면하는 한, 그들의 미소는 더 이상 ‘관광의 미소’가 아니라 피로 물든 가면일 뿐이다. “관광의 미소 뒤에는 범죄의 칼날이 숨겨져 있다. 인간의 생명이 관광의 상품이 되어선 안 된다.”

이준석 기자 ljsb27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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