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지난 5월 29일 ‘제30회 블록체인 정책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는 정책 토론을 표방한 국회 공식 행사였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공식 포스터, 행사 영상 캡처, 발표 슬라이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행사는 성공리마을 핵심 인물들과 AIFEEX 투자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 구조로 운영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성공리마을... 김재덕 취임식·AIFEEX 투자상품 발표까지, 국회 권위는 어떻게 이용했나
포스터에 명시된 ‘후원사 성공리마을’
행사 공식 포스터에는 후원사로 ‘성공리마을’이 명시돼 있다.
성공리마을은 그간 본지의 연속 보도를 통해 AIFEEX 다단계·폰지 사기 의혹의 국내 핵심 거점으로 지목돼 왔다. 단순한 커뮤니티나 교육 단체가 아니라, 투자자 모집·조직 확산의 허브 역할을 했다는 피해자 증언과 자료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회 정책포럼이라는 공적 행사에, 그러한 논란의 중심 단체(성공리마을)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행사의 성격을 규정한다.

국회 행사, 그러나 ‘민간 홍보 연합 구조’
이번 행사의 구조를 분해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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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국회 권위·국가 상징 집중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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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순서:
1. 김재덕 취임식 - (사)한국블록체인연합회 이사장2. AIFEEX 펀드 사례발표( 투자상품 소개)
3. 패널토론 -
후원사: 성공리마을(포스터 명시)
성공리마을(후원) → 김재덕(취임식) → AIFEEX(사례발표) 라는 연결 고리가 국회 공식 행사 프로그램 안에서 완성된 셈이다.
“인물의 공신력과 상품 신뢰를 결합하는 전형적인 홍보 설계”이다.
정책포럼이라는 외피 아래, 국회의 공적 권위가 사실상 마케팅 신뢰 자산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회 공간·의전·상징… ‘정책포럼’의 권위 프레임
이번 행사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무대 뒤에는 태극기가 설치돼 있었고, 행사명에는 ‘정책 포럼’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국회 시설, 국가 상징, 정책 담론이라는 세 요소는 행사의 공적 신뢰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문제는 이 권위가 정책 토론을 넘어, 특정 인물과 투자상품을 부각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다.
공식 순서에 포함된 ‘김재덕 취임식’
행사 프로그램에는 (사)한국블록체인연합회 김재덕의 취임식이 공식 순서로 포함돼 있었다.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권위 부여와 공신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의전 행사다. 국회 공간에서 열린 취임식은 그 자체로 개인의 위상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갖는다.
‘사례발표’에 등장한 AIFEEX… 정책 아닌 ‘상품 설명’
본지가 확보한 현장 슬라이드에는 “Takwin 기반 AIFEEX 펀드”라는 제목이 명확히 표기돼 있다.
슬라이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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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 기반 자동화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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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반응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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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화된 투명한 자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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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성과를 연상시키는 그래프·대시보드 이미지
이는 블록체인 정책, 입법 과제, 공공 규제 논의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투자상품 소개 자료의 구성이다.
해당 발표는 ‘사례발표’라는 형식으로 국회 공식 행사 무대에 편성됐다.
AIFEEX는 그간 다단계·폰지 사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품이 국회 정책포럼의 공식 세션에서 직접 소개된 셈이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성공리마을 관련 기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핵심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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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리마을은 공동체·공익·교육을 표방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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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AIFEEX와 같은 고위험 투자 플랫폼을 홍보·모집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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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권위 있는 공간·인물·행사를 활용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해 왔다는 점
이번 국회 정책포럼은, 그러한 성공리마을의 전형적 전략이 국회 공간으로까지 확장된 사례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국회 행사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신뢰 형성과 피해의 연결고리
이번 국회 정책포럼 이후, 다수 투자자들은 AIFEEX와 김재덕, 그리고 성공리마을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신뢰를 보이기 시작했다. 본지가 접촉한 투자자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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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린 포럼이라는 점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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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정치인과 교수, 학자들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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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허용된 행사라면 최소한 검증은 된 줄 알았다”
실제로 행사에는 국회의원 명의의 주최, 국회 시설 사용, 학계 인사와 전문가로 소개된 발표자들의 참여가 결합돼 있었다. 이로 인해 AIFEEX와 김재덕은 단순한 민간 투자 사업자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일정 수준의 신뢰를 부여받은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뢰가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다수 투자자들은 “국회 행사 이후 김재덕과 AIFEEX에 대한 의심이 해소됐다”고 말하며, 추가 투자 또는 지인·가족에게까지 투자를 권유했다. 그 결과 AIFEEX 관련 투자 규모는 급격히 확대됐고, 이후 출금 지연·손실·피해 사례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6월17일 “ 2025 서울 AIFEEX AI 써밋”으로 이어지는 18개국 3,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한국 행사.... 계획적 설계인가?

‘2025 서울 AIFEEX AI 써밋’
국회 정책포럼이 끝난 뒤, 바로 직후 6월 17일 ‘2025 서울 AIFEEX AI 써밋’이 이어서 개최됐다.
표면적으로는 독립된 행사처럼 보이지만, 시간적·구조적·인적 연결고리를 종합하면 이는 사전에 설계된 연속 이벤트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속보도로 이어갑니다.)
결론: 정책포럼의 탈을 쓴 글로벌 다단계 폰지 사기의 ‘홍보 무대’였나
이번 국회 정책포럼은 AIFEEX와 김재덕에게 ‘국회·정치인·학자’라는 강력한 신뢰 장치를 제공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다수 투자자들의 판단을 왜곡시켜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회의 이름과 공간은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돼서는 안 된다.
이번 사안은 국회 행사 관리·검증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