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5년 시리아의 외교 선택은 남북한의 국제적 국력과 위상이 어떻게 갈리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다마스쿠스 주재 북한 대사관이 철수하며 사실상 기능을 멈춘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시리아는 2025년 4월 11일 한국과 공식 수교를 체결했다. 북한과의 ‘단교’가 명시적으로 선언되지는 않았지만, 외교 관계의 핵심인 공관 운영과 실질 교류가 중단됐다는 점에서 시리아-북한 관계는 사실상 단절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리아의 선택 배경에는 전후 재건과 국제사회 복귀라는 현실적 과제가 자리한다.
제재 완화, 금융 접근, 인프라 복구 역량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한국은 시리아에 실질적 대안을 제시한 반면, 북한은 정치적 연대 이상의 외교 자산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2025년 국력이 군사나 이념이 아니라, 제3국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거래 가능한 외교 역량’으로 측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리아의 외교 전환은 남북 경쟁이 직접 대결이 아닌 국제사회에서의 선택 누적으로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단교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외교의 기능’
외교 관계의 실체는 선언문보다 작동 여부에 있다. 대사관 운영, 고위급 접촉, 경제·군사 협력의 지속 여부가 그것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시리아-북한 관계는 이미 기능적 의미를 상실한 상태에 가깝다. 북한 대사관 인력의 철수와 문서 폐기 정황은 시리아가 더 이상 북한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할 실익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과의 수교는 즉각적인 상징성과 실질성을 동시에 갖는다. 한국은 시리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전후 재건, 인프라 복구, 국제 금융 접근, 제재 완화라는 현실적 의제를 제공할 수 있는 국가다. 이는 외교가 ‘이념의 연대’가 아니라 ‘재건의 거래’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국력은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능력’으로 측정된다
현대 국제정치에서 국력은 군사력이나 이념적 결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정치적 신뢰, 투자와 기술을 결합한 경제력, 그리고 국제 규범에 편입시킬 수 있는 외교 역량이 국력의 실체다.
시리아의 선택은 이 점에서 분명하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제재 체제의 일원으로서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국가’이며, 북한은 여전히 제재 회피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시리아가 북한이 아닌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외교적 호감이 아니라, 국력의 체감 가능한 차이에 있다.
북한 외교의 구조적 한계
북한은 여전히 일부 국가와의 정치적 연대 상징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연대가 제3국의 재건이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 자원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 시리아 사례는 북한 외교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우방은 존재하지만, 그 우방이 ‘위험을 감수하고 선택할 가치가 있는 파트너’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국제 질서가 요구하는 거래 단위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경쟁의 본질: 직접 대결이 아닌 ‘제3국의 선택’
시리아의 외교 노선 전환은 남북한이 정면으로 경쟁한 결과가 아니다. 그러나 제3국이 누구와 수교하고 누구와 거리를 두는가의 선택이 누적되면서, 국제적 위상은 서서히 서열화된다. 2025년 시리아의 선택은 그 누적의 방향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적 외교 성과라기보다 구조적 변화다. 한국은 외교 네트워크를 ‘완성’해 가는 단계에 진입했고, 북한은 상징적 우방 네트워크가 기능적으로 수축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북한-시리아의 사실상 단절과 한국-시리아 수교는
2025년 한국과 시리아와의 수교를 위한 만남의 장면은 국력과 국가 위상이 더 이상 구호나 이념으로 증명되지 않으며, 제3국의 선택을 통해 측정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외교는 선언이 아니라 결과이며, 2025년의 결과는 한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