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첨단 제조업과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반도체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한 분야는 반도체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반도체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민간 기업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고, 이탈리아는 자동차용 반도체와 센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상호 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양 정상은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반도체, 핵심 원자재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간 파트너십을 육성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핵심 광물 분야에서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이탈리아 기업·메이드인이탈리아부 간 산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이 현재 의장국을 맡고 있는 '광물안보 파트너십(MSP)' 틀 내에 서 유연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핵심 광물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26-2030년 액션플랜'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향후 5년간 양국이 추진할 주요 협력 과제를 구체화한 실행 계획으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청사진이 될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논의를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전략대화'를 강화하기로 하고 차기 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눈에 띈다. 양국은 2007년 체결된 과학기술 협력협정을 토대로 물리학 및 양자과학, 첨단소재 및 나노기술, 환경과학 및 에너지 전환, 문화유산 접합 AI, 첨단바이오, 우주항공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8건의 공동연구를 이미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특히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통해 윈윈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기술 협력뿐 아니라 문화 교류도 강화된다. 양 정상은 '2024-2025 한-이탈리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계기로 영화, 박물관, 공연예술, 건축, 관광 등 분야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문화유산 및 경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시청각 산업 간 협력도 심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K-콘텐츠와 이탈리아의 전통 문화예술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이탈리아 모두 제조업 강국으로서 상호 보완적 협력이 가능한 구조"라며 "특히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이탈리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며 "한국과 이탈리아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 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