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통향) 호르무즈 TF 참여 요구와 워싱턴의 압박

  • 등록 2026.03.18 12: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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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장관, G7 확대회의 참석차 방불
- 미국 ‘해상 TF’ 참여 요구엔 “신중 검토”
- 19일 미일 정상회담 결과가 ‘분수령’ 될 듯
- 경제안보 협상과 연계 가능성 주목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중동 정세의 격랑 속에서 한국 외교가 다시 한번 거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외교부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조현 외교부 장관의 G7 외교장관 확대회의 참석 소식을 알리면서도, 이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내 ‘해상 태스크포스(TF)’ 참여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전날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긴급 유선 협의를 가졌다. 겉으로는 ‘중동 정세 평가 및 소통’을 내세웠으나, 실질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요구하는 ‘해상 안보 비용 및 역할 분담’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TF 참여 요청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답변은 사실상 미국의 요청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회 외통위에서 나온 ‘공식 요청 여부’에 대한 조현 외교부 장관모호한 답변은 정부가 이란과의 관계 및 파병의 법적 근거를 두고 치열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 The Japan Times (일본) “다카이치 총리를 벼랑 끝으로 모는 트럼프의 요구”
  • The Guardian (영국) “동맹국들의 냉담한 반응에 트럼프 ‘불행’ 표시”
  • Xinhua (중국) “헌법적 제약과 관세 보복 사이의 ‘불편한 결속’”
  • Chatham House (영국 싱크탱크) “에너지 안보 리스크, 기여는 불가피할 것”

외신들의 분석은 일본은 한국 외교가 직면한 상황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특히 <가디언>이 보도한 트럼프의 ‘불만’과 <채텀하우스>가 지적한 ‘에너지 안보 리스크’는 19일 이후 우리 정부가 내놓을 답변의 수위를 결정지을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을 중심으로 1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다카이치 일본 총리정상회담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외신들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적극적인 군사적 기여를 할지, 아니면 독자적인 정보 수집 수준에 머물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약 일본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TF 참여를 전격 결정할 경우, 한국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유사 입장국들 간의 공조 체제에서 이탈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안보 이슈는 단순히 군사적 차원을 넘어 경제적 실리와도 직결되어 있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는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됐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보호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한미 경제협력(조인트 팩트시트 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의 안보 기여도를 관세 혜택이나 투자 인센티브와 연계하려는 기류가 강하다. 결국, 호르무즈 TF 참여 문제는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얻어내야 할 경제적 레버리지와 교환되는 ‘빅딜’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조현 장관은 오는 25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확대회의에 참석한다.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과 재건 이슈를 논의하며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화려한 외교 무대 뒤편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83명의 안전이라는 무거운 현실이 놓여 있다. 정부는 상황 악화 시 인근국 항만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하선 및 대피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으나, 긴장이 고조될수록 정부의 대응 속도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의 파고가 한국 외교의 ‘실용주의’와 ‘동맹 의리’를 동시에 시험하고 있다. 19일 워싱턴발 소식에 외교가의 모든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다.

이길주 기자 aromaes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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