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6년 3월 18일, 한-중앙아시아협력포럼에서 ‘한-중앙아시아 문화유산 협력 : 나우르즈 도서 출판 기념식’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중앙아시아 최대 명절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나우르즈(Nowruz)’의 전통을 기록한 도서 발간을 축하하는 단순한 자리를 넘어, 오는 9월 예정된 역사적인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양측의 전략적 연대를 공고히 하는 거대한 ‘문화 외교’의 장으로 펼쳐졌다.
이날 출판 기념식에는 최보근 국가유산청 차장, 이종국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 사무국장과 함께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주한 대사들이 전원 참석하여,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측이 공유하는 문화적 가치와 협력 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했다.
최보근 차장은 “나우르즈는 자연의 소생과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인류 공통의 소중한 유산”이라며, “이번 도서 발간이 실크로드를 통해 이어진 양 지역의 깊은 인연을 확인하고, 9월 정상회의를 위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국 사무국장 또한 “정상회의의 성과가 구체적인 후속 사업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정상회의 전후의 문화·인적 교류야말로 양 지역 협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중앙아시아 특화 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시점임을 명확히 했다.
참석한 5개국 주한 대사들은 각국의 독특한 나우르즈 전통을 소개하며, 이 축제가 가진 ‘평화, 소생, 화합’의 가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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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갈리 아리스타노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 나우르즈를 유라시아 대륙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함을 역설하며, 카자흐스탄의 신헌법 건설 과정에서도 이러한 전통 가치가 중심이 될 것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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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이스마일로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나우르즈를 조상들의 우정과 상호 이해, 어른에 대한 존경을 세대에 전하는 매개체로 정의하며, 도서 발간이 양측의 인문·문화적 대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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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롬 살로히딘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 타지크어로 ‘새로운 날’을 뜻하는 나우르즈의 6,000년 역사를 소개하며, 축제 기간 중 고아나 노약자를 방문하는 ‘자비의 전통’을 통해 인류가 영감과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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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겐치 두르디예프 주한 투르크메니스탄 대사: 코페트다그 산맥의 축제와 명마(아할 테케)를 언급하며, 9월 정상회의가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틀을 구축하는 결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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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셰르 압두살로모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 나우르즈를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지켜온 민족적 회복탄력성의 상징으로 꼽으며,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측의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이번 행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확신했다.
이어지는 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희수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는 나우르즈가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공유 문화유산(Shared Cultural Heritage)’임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이 교수는 “나우르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뿌리를 두고 조로아스터교의 ‘빛의 승리’ 정신을 계승한 절기”라며, 인위적인 1월 1일과 달리 자연과 우주의 섭리에 따른 진정한 새해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는 이슬람교는 물론 조로아스터교, 샤머니즘 등 다양한 신앙을 가진 이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공동체적 화합’의 정수임을 역설했다. 그는 '하프트 신(Haft-sin, 7가지 상징물)' 풍습과 '수말락(Sumalak, 밀싹 죽)' 만들기 등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며,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나우르즈가 보여주는 ‘상생과 화합’의 정신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에서는 이번에 발간된 도서 『나우르즈: 실크로드를 따른 전통』의 제작 배경과 함께, 센터가 추진 중인 중앙아시아 무형문화유산 디지털 정보 자료 DB (ICHLinks) 구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나우르즈는 13개국이 공동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한 상징적인 사례”라며, “이번 도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나우르즈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역할을 심도 있게 고찰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과 협력하여 40여 편의 다큐멘터리와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이를 ICHLink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중앙아시아 무형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 창조 산업(관광, 디자인 등)과 연결하여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
그리고 9월에 개최 예정인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C5)이 모두 참여하는 첫 번째 정상급 회의로, 양측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참가국인 카자흐스탄(최대 경제국, 에너지 파트너), 우즈베키스탄(특별 전략적 동반자, 인구 최다), 키르기스스탄(수자원·관광, 인적 교류), 타지키스탄(고대 문화, 인프라 협력), 투르크메니스탄(천연가스, 중립국) 등 5개국은 각기 다른 강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의는 이들과의 다층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상회의 개최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공급망 안보를 확보하는 핵심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 리튬, 우라늄,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와의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구축은 우리 경제 안보 강화에 필수적이다. 또한, 아세안(ASEAN), 태평양 도서국에 이어 중앙아시아와도 정상급 네트워크를 완성함으로써 다자주의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유라시아 외교의 중심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기념식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외교 협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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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권력(Soft Power)의 포석: 9월 정상회의를 앞두고 상대국의 핵심 문화 정체성을 존중하는 ‘문화적 예우’를 통해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 하드 파워 협력을 원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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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호혜적 기여’로의 패러다임 전환: 일방향적 홍보에서 벗어나 한국의 IT 강점과 문화 보존 역량을 결합한 ‘기여형 외교’ 모델(디지털 아카이빙)을 제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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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공유 동반자’로서의 위상 정립: 나우르즈의 가치(화합, 소생, 평화)를 매개로 인류 공통의 무형유산을 함께 수호하는 ‘가치 동반자’임을 대내외에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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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인적·학술적 네트워크 구축: 이희수 교수와 같은 국내 최고 권위자, 중앙아시아 5개국 대사관, 유네스코가 협력하여 구축한 네트워크는 향후 지속 가능한 민간 외교의 토대가 된다.
이번 기념식은 실크로드를 통해 이어진 과거의 인연을 9월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현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문화와 인적 교류를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남겼다.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호와 전승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며, 문화와 인적 교류를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의 기틀을 마련할 전망이다. 2026년 9월 정상회의는 한국이 중앙아시아라는 기회의 땅과 함께 미래 성장을 도모하는 '신유라시아 협력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