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김태연 기자 | 한국 천주교회의 첫 주교이자 초대 조선대목구장인 바르텔레미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의 삶을 다룬 평전이 집필을 시작한 지 1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는 지난 9월 20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순교자 성월을 닫는 미사'를 봉헌하고,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초대 조선 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평전』(639쪽)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미사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집전했다. 미사에는 지난 2005년 브뤼기에르 주교가 숨을 거둔 중국 마가자 마을을 직접 찾아가 참배했던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사제단과 교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평전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조현범 교수가 2008년 개포동 성당(당시 주임 염수의 신부) 신자들의 제안을 받아 집필에 들어간 지 18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대학 강의와 연구 과제 등으로 집필이 한동안 늦춰지기도 했지만, 조 교수는 2023년 연구년 기간을 이용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페낭, 싱가포르, 마카오, 프랑스 레삭도드 등 주교의 발자취가 남은 전 세계 현장을 직접 찾아가 자료를 확인했다. 브뤼기에르 주교 선종 190주기였던 지난해 10월 초고를 마친 뒤 마침내 책으로 엮여 나왔다.
책에는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가 설정된 뒤 주교가 조선으로 들어오기 위해 겪었던 험난한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당시 중국에 있던 포르투갈계 선교사들이 입국을 방해했다는 오랜 통설을 두고, 양측의 관할권에 대한 입장 차이와 상황적 오해가 겹쳤던 배경을 사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짚어냈다. 또 주교가 조선 교회의 앞날을 위해 앵베르 주교를 후임자로 미리 정해두었던 일 등도 함께 소개했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5년 10월 조선 국경을 바로 앞에 둔 내몽골 마가자에서 43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살아생전 조선 땅을 직접 밟지는 못했으나, 그가 닦아놓은 길 덕분에 뒤이어 다른 선교사들이 입국할 수 있었고 훗날 김대건·최양업 신부가 탄생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현재 서울대교구는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시복을 추진하고 있으며, 교구 법정 조사를 마치고 교황청 시성부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미사 후 기념 축하연을 열고 18년 만에 맺은 출판 결실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