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특별전, 일붕 스님의 '평화 기원' 정신으로 피어나다…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

- 제29회 세계평화미술대전, 마이사 유세프 작가와 난민 아동 특별전 개최 확정
- 일붕 서경보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和)’ 평화 철학과 예술적 자비 실천 계승
- 'AI & 디지털 아트' 부문 신설… 국적·경력 불문 프로, 아마추어, 외국인 누구나 참여 가능
- 마이사 유세프 "세계평화미술대전은 문화 외교의 다리… 함께하게 되어 큰 영광"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전쟁의 끔찍한 참상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가자지구의 생명력과 예술의 힘이 한국에 닿는다. (사)세계평화미술대전 조직위원회는 오는 8월 명지대학교에서 열리는 ‘제29회 세계평화미술대전’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현대 미술가 마이사 유세프(Maysa Yousef)와 현지 난민 아이들이 함께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폭력의 시대를 넘어, 다시 평화를 그리다(Beyond the Era of Violence, Painting Peace Again)’

 

일붕 서경보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和)’ 평화 기원 정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만나다

가자지구의 참상을 알리는 이번 특별전의 바탕에는 세계평화미술대전의 정신적 뿌리인 고(故) 일붕(一鵬) 서경보 스님(1914~1996)의 숭고한 평화 기원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평화미술대전은 한국 불교계의 거점이자 세계적인 평화 운동가였던 일붕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국제적 프로젝트다.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평화와 예술을 결합하고자 했던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和: 세계는 하나)' 정신이 이 국제 공모전의 든든한 근간이 되고 있다.

 

초대 세계불교법왕으로 추대되었던 일붕 스님은 유엔(UN) NGO 전권대사유네스코(UNESCO) 특사 자격으로 전 세계 갈등 현장을 누비며 인류 화합을 역설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과 1996년 2년 연속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생전 뛰어난 선필(禪筆)과 788여 개의 평화통일 기원 시비(詩碑) 건립을 통해 '예술을 통한 자비의 확산'을 실천했던 스님의 행보는, 오늘날 가자지구와 같은 실제 분쟁 지역의 작가를 초청해 인도주의적 연대를 강화하는 미술대전의 핵심 가치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 폐허 더미 속에서 예술을 건져 올리다

이번 특별전의 핵심인 마이사 유세프 작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Deir al-Balah) 출신으로,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전쟁의 한가운데서 예술로 연대를 외치는 현대 미술가이자 간호사이다.

 

심리학자 남편과 함께… 35명 아이들의 '도화지 위 피난처'

마이사 작가는 전쟁의 극심한 공포가 아이들에게 남긴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자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반파된 작업실에서 '미술 심리치료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약 35명의 난민 아이들은 폭격으로 부서진 벽에 자신들의 알록달록한 '손도장'을 찍으며 "우리가 아직 여기에 살아있다"는 간절한 존재의 증거를 남기고 있다. 아이들은 화폭 위에 팔레스타인 정체성의 상징인 캐릭터 '한달라(Handala)'가 구호물자를 싣고 오는 모습 등을 그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상실의 아픔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마이사 작가 "미술대전은 문화 외교의 다리…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달라"

마이사 유세프 작가는 최근 조직위원회에 보낸 수락 이메일을 통해 이번 특별전과 세계평화미술대전이 지닌 가치를 깊이 공감하며 벅찬 참여 소감을 전해왔다.

 

그녀는 "서울에서 보내온 연대의 정신과 초청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세계평화미술대전이 오랜 기간 문화 외교와 평화를 위한 대화의 다리 역할을 해왔음을 잘 알고 있으며, 평화와 회복력을 향한 국제적인 메시지에 내 목소리를 더할 수 있어 무척 자랑스럽고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의 철저한 봉쇄로 원작 운송이 불가능한 가운데 ‘기적적인 전송(Miraculous Transmission)’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가 이 학살(genocide)에서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당신들이 한국에서 우리의 살아있는 목소리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숫자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와 삶을 가진 인간"이라는 묵직한 당부와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하는 '열린 평화의 장'… AI & 디지털 아트 부문 신설

올해로 29회를 맞이한 세계평화미술대전은 일붕 스님의 평화 기원 정신을 보다 폭넓게 확산시키기 위해 출품 규정을 대폭 확대했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AI & 디지털 아트' 부문을 새롭게 신설하였으며, 국적과 경력의 장벽을 허물어 프로 작가는 물론 아마추어 작가, 그리고 외국인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특히 평화와 예술적 성취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시상 내역도 눈길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수여되는 종합대상을 비롯해, 국회의장상, 서울시장상 등 각계 최고 권위의 상이 마련되어 참가자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킬 예정이다.

 

일붕 스님의 평화 정신이 가자지구 폐허 속에 피어난 마이사 작가의 예술과 만나 빚어낼 이번 대전이 국제 사회에 어떤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9회 세계평화미술대전 전시 및 공모 안내]

  • 전시 기간: 2026년 8월 23일(일) ~ 29일(토)

  • 전시 장소: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MCC 코이노니아홀

  • 작품 접수: 2026년 6월 25일 ~ 30일 (웹하드 접수)

  • 출품 분야: 서양화, 수채화, 조각, 공예, 사진, K-그라피, 서예, 문인화, 서각, 디자인, K-민화, AI & 디지털 아트(신설)

  • 참가 자격: 프로 작가, 아마추어 작가, 외국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

  • 주요 시상 내역:

    • 종합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 부문별 대상: 서울시장상

    • 최우수상: 예총회장상

    • 특별상: 주한외국대사상

    • 오체상, 우수상, 삼체상, 특선, 입선

    • 지도자상: 국회의장상(1명), 국회부의장상(5명), 국회문화관광위원장상(5명), 서울시의장상(5명), 경기도지사상(5명), 주한외국대사상(5명), 세계문화지흥재단 총재상(5명)

  • 주관: (사)세계평화미술대전 조직위원회, Diplomacy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