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청계천에는 먼저 하루를 여는 존재들이 있다. 사람보다 먼저 바람을 읽고, 자동차보다 먼저 물결의 방향을 살피는 작은 생명들, 오늘 아침, 청계천에서 만난 새들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였다.
하얀 깃을 곱게 다듬는 백로는 마치 수행자가 가사를 여미듯 고요했다. 한 발로 바위 위에 서서 목을 깊이 굽힌 채 스스로를 정돈하는 모습은, 분주한 도시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품격을 보여주는 듯했다.
잠시 뒤, 날개를 활짝 펴며 물가를 박차고 오르는 모습은 또 얼마나 힘찼던가, 순백의 날개는 청계천의 햇살을 받아 빛났고, 그 순간만큼은 서울 한복판이 아니라 어느 깊은 자연의 습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또 다른 새는 긴 다리를 접고 물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올랐다. 날개의 곡선은 너무도 우아해서 마치 누군가 공중에 붓으로 한 획을 그어놓은 것 같았다. 도시는 직선으로 가득하지만, 자연은 이렇게 아름다운 곡선으로 우리를 위로한다.
청계천은 단순한 산책길이 아니다. 바쁜 사람들에게는 잠시 숨을 고르는 쉼표이고, 지친 마음에는 조용히 말을 건네는 친구다. 그리고 그곳의 새들은 매일 아침 “오늘도 잘 살아보자”고 먼저 인사하는 작은 메신저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먼 곳에서 행복을 찾지만, 사실 위로는 가까운 곳에 있다. 출근길 몇 분의 걸음 속에, 맑게 흐르는 물소리 속에, 그리고 날개를 털며 하루를 준비하는 새 한 마리 속에서 오늘 아침 청계천에서 나는 배웠다.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 깃을 고르고, 때를 기다리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일이라는 것을, 청계천의 새들은 말이 없지만, 가장 분명한 언어로 우리에게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