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동정

(외교부 브리핑) 조현 장관, 동티모르 외교장관과 첫 회담… 공급망·호르무즈·서해 구조물

- 동티모르와 수교 이후 첫 외교장관회담 개최… '한-아세안 협력' 확대
-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13척 귀항…"원팀 외교 성과"
- "G7 핵심광물 공동성명 불참에도 미국 문제 제기 없어"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외교부는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동티모르와의 외교 협력 강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호르무즈 해협 우리 선박 지원, 중국의 서해 구조물 문제, 베네수엘라 강진 대응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조현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동티모르 외교장관회담과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됐던 우리 선박들의 잇따른 귀항은 최근 한국 외교의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동티모르 외교장관 첫 공식 방한…한-아세안 협력 확대 본격화

외교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29일 벤디토 도스 산토스 프레이타스(Bendito dos Santos Freitas) 동티모르 외교장관과 취임 후 첫 공식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2002년 한국과 동티모르가 수교한 이후 동티모르 외교장관의 첫 공식 방한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양국은 동티모르 독립 과정에서의 상록수부대 파병을 계기로 수교 이전부터 신뢰와 우호를 쌓아온 전통적 협력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동티모르가 지난해 아세안(ASEAN)의 1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하면서,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넘어 한-아세안 협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외교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 경제협력과 개발협력, 안보 협력, 국제무대 공조를 비롯해 한-아세안 CSP(Contributor, Springboard, Partner) 비전 이행을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아세안을 잇는 새로운 협력 축을 공고히 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7 공동성명 불참에도 미국 문제 제기 전혀 없었다"

브리핑에서는 최근 G7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외교부는 미국이 이에 대해 어떠한 문제 제기나 압박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직접 표명했으며, G7 국가들도 이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부 조항이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팍스 실리카(Pax Silica) 서밋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개최 예정인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SED)에서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핵심광물 공급망은 외교와 산업이 결합된 분야인 만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13척 귀항…"미·이란 MOU 이후 가시적 성과"

이번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주목받은 성과 가운데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장기간 발이 묶여 있던 우리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 재개였다.

 

외교부는 최근 이틀 동안 9척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3척의 우리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조성된 외교적 여건을 적극 활용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성과가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재외공관이 '원팀' 체제로 긴밀히 공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란·오만 등 관련국은 물론 국제해사기구(IMO)와도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며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아직 해협에 남아 있는 우리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다. 다만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통항 시기와 항로, 선사 및 선명 등 구체적인 운항 정보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정부가 다자 외교와 현장 중심의 영사·해양안전 대응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실질적인 국민 보호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로 평가된다.

 

서해 중국 구조물…"남은 2개 구조물도 협의 지속"

최근 중국의 대형 연어 양식선 상업 생산이 시작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구조물 문제도 질의가 이어졌다

 

외교부는 "서해를 평화와 공존의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한중 간 공감대가 있다" 고 설명했다.

또한 한중 협의를 통해 기존 플랫폼 구조물은 이미 잠정조치수역 밖으로 이동했으며, 현재 남아 있는 2개의 구조물에 대해서도 양국이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중국의 대형 연어 양식선이 향후 해당 수역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급망에서 해양안보까지…경제안보 외교의 무게 커져

이번 정례브리핑은 경제안보와 전통 안보가 결합되는 최근 외교 환경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안보, 서해 잠정조치수역 관리, 아세안 외교 확대 등은 모두 경제와 안보가 긴밀히 연결되는 복합 외교 의제다.

 

특히 외교부는 산업부와의 협업, 미국·이란·오만 등 관련국과의 다자 협력,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경제안보 외교'와 '실용 외교'를 병행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이번 브리핑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