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동정

[외교부 정례브리핑] 북한군 포로·호르무즈·중남미 외교까지…정부, '안보·경제·인도주의' 3축 외교

-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11년 만에 방한
- 북한군 포로 문제·재건 협력 논의
- 호르무즈 해협 우리 선박 24척 안전 이탈
- 베네수엘라엔 500만 달러 긴급 지원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대한민국 외교가 안보와 경제, 인도주의를 아우르는 복합 외교 국면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오늘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해상안보, 중남미 경제외교 등 현재 대한민국 외교가 직면한 핵심 현안들이 동시에 제시됐다. 이는 정부가 단순한 현안 대응을 넘어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국가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입체적 외교 전략을 가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주목받은 사안은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공식 방한이다.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방한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시비하 장관은 양국 협력 확대와 전후 재건사업,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가 대한민국행을 희망하고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대한민국 입국이 결정될 경우 관련 국내법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포로와 가족들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북·러 군사협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제인도법과 대한민국 헌법상 국민 보호 원칙이 교차하는 대표적인 외교 현안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전후 재건 협력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정부는 에너지, 인프라, 보건, 디지털 분야 등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24척 안전 통과…경제안보 리스크 완화

외교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공개했다.

 

지난 2월 말 중동 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던 우리 선박 26척 가운데 현재까지 24척이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해양수산부와 재외공관, 국제기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선박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피격 피해를 입은 HMM 나무호는 수리를 진행 중이며, 나머지 1척은 화물 선적 일정으로 현지에 남아 있는 상태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교통로인 만큼 이번 조치는 우리 수출입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네수엘라 긴급 지원…중남미 경제외교도 확대

외교부는 최근 대규모 지진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에 국제기구를 통해 5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도 검토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의료팀 추가 파견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현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또한 7월 1일 방한하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과테말라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는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가입 발효와 경제협력 확대, 현지 한인사회 지원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외교부 정례브리핑은 대한민국 외교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 첫째는 북한군 포로 문제와 우크라이나 협력을 중심으로 한 안보·인도주의 외교다. 국제법을 존중하면서도 대한민국 헌법상 국민 보호 원칙을 조화시키는 외교적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 둘째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경제안보 외교다.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공급망 안정과 우리 기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 셋째는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다.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병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제적 책임과 전략적 영향력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날 브리핑은 우리 외교가 안보와 경제, 공급망, 인도주의를 개별 현안이 아닌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통합해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외교 역량은 더 이상 전통적인 외교 영역에 머물지 않고 국가안보와 경제, 산업 경쟁력을 연결하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