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USMCA 연장 불발’ 통상 격랑 속 韓·멕시코 밀착… “FTA 재개로 공급망 새 판 짠다”

美 장기 연장 거부로 북미 통상 불확실성 고조… 멕시코, 공급망 다변화 생존 과제 급부상
6일 제8차 한-멕 고위정책협의회 개최… 외교부, “FTA 조속 재개로 경제 위기 돌파”
정상회담·특사 파견 이어 실무 라인 가동… AI·우주·방산 아우르는 미래 동맹 채비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채종환 기자 | 이달 초 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장기 연장을 전격 거부하며 북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정부가 중남미 최대 경제 교두보인 멕시코와의 밀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트 USMCA'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멈춰있던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불씨를 되살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외교부는 6일 오전 서울에서 박윤주 제1차관과 마리아 테레사 메르카도 페레스(María Teresa Mercado Pérez) 멕시코 외교부 양자차관이 마주 앉은 가운데 ‘제8차 한-멕시코 고위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회는 현 정부의 120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제사회 공헌과 참여로 G7+ 외교 강국 실현’을 구체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핵심 의제는 단연 경제·통상 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이었다. 최근 미국 정부가 2026년으로 예정된 USMCA 공동검토에서 협정 갱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압도적인 멕시코로서는 통상 다변화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박 차관은 한-멕시코 FTA가 양국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관련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메르카도 차관 역시 한국과 멕시코가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임을 재확인하며 호응했다. 그는 경제, 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서 양국의 협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멕시코에 더 많이 진출해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는 멕시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전했다.

 

 

양국 간 스킨십은 셰인바움 신임 멕시코 대통령 체제에서 더욱 끈끈해지는 모양새다. 박 차관은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9년 만에 성사된 양국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초 정상 간 서한 교환 및 통화에 이어, 최근 우리 대통령 특사가 셰인바움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는 등 양국 정부 간 긴밀한 우호 관계가 탄탄하게 구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전통적 통상 의제를 넘어 미래 안보·산업 분야까지 폭넓은 논의가 오갔다. 양측은 고위급 교류부터 무역·투자, 인공지능(AI) 및 우주 등 과학기술, 문화·교육, 국방·치안, 지역 및 글로벌 협력 등 관계 전반을 심도 있게 짚었다. 박 차관은 양국 국민 간 형성된 형제와 같은 우애를 바탕으로, 향후 AI, 우주, 방산, 지식재산 등 다양한 미래 영역에서 실질협력이 폭넓게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통상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핵심 전략국인 멕시코와의 연대 강화는 우리 기업의 북미 및 중남미 밸류체인 확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미국발 통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라는 공통의 위기감이 한-멕 FTA라는 획기적인 돌파구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양국의 밀착 행보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