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전득준 기자 | 질푸른 녹음과 소생하는 존재들의 물결, 새하얀 설경의 인상을 캔버스 위로 옮겨 오고 자연의 이미지와 감정, 그리고 캔버스가 끊임없이 교감하며, 작가만의 풍경을 표현하고 있는 이주희 작가는 물감을 캔버스에 칠하고 마르지 않은 상태에 다른 색을 덧칠하는 기법의 웻 인 웻 기법으로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가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그의 화려한 색채와 부드러운 화면을 연출하고 있다.
이 기법은 현대 회화에서도 여전히 사랑받는다. 이주희 작가도 이 기법으로 유채의 기본을 충실하게 사용하여 자연을 모티브로 생명력 있는 화면을 연출한다. 여행을 통해 얻는 자연을 추상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데. 임파스토 기법으로는 붓질의 거친 맛을, 웻 인 웻 기법으로는 우연의 효과를 극대화한 오묘한 색채를 보여준다. 회화의 맛이 우러나오는 작가의 회화가 보여주는 매력이다.
작업속에서 이미지, 감정, 캔버스가 팽팽하게 교감하며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며, 그리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해 나가다 새롭게 만나게 된 처음과는 다른 조금은 낯선 풍경을 통하여, 산, 폭포, 바다와 같이 자연의 요소보다는 계절에 따른 인상과 감정의 진폭을 담아내고 있다.
자연의 힘을 찾는 작가 이주희는 산, 바다, 오름과 같은 자연의 생명력을 두터운 붓 터치로 담아내어, 자연은 고요하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게 하고, 위로가 전해지는 감동을 주고 있다..
작품<잔설>은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들었던 가을 산을 보고 얻은 인상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단풍의 아름다운 색상보다 웅장하고 힘 있게 뻗은 산세가 더 매력적인 모습을 표현하려고 자연스레 알록달록한 가을 색을 걷어내고 시원하게 뻗어 있는 산맥 이 선명히 보이는 자연의 순간을 표현했다.
시원한 푸른빛, 연보랏빛을 많이 떠올리게 되어, 열은 눈으로 덮인 산과 눈발 사이에 놓인 호수의 청아함이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화면 전체를 청록빛이 감도는 시원한 하늘색으로 담아내었고, 호수와 산맥의 시원한 인상을 듣보이게 표현하기 위해 눈밭의 다른 요소들은 모두 생략하고 오직 새하얀 눈발만을 여백으로 남겼다.
두터운 물감 층으로 완성된 화면은 표면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 그 너머에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자연의 변화를 상상하게 하고, 무엇보다 만물이 나고 지는 생동함 속에 흐르는 계절의 시간이 서서히 축적된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화폭속 거칠고 꾸밈없는 자연의 모습에서 생명력을 담아내려 표현 방식에서도 자연스러운 질감으로. 오일은 일절 섞지 않 고 꾸덕한 상태의 률감을 캔버스에 얹혀 유화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부드러운 붓보다는 뱃뱃한 붓을 사용해 힘 있는 선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 이주희 작업의 시작에는 늘 끌리는 색상의 이미지가 있다. 명확한 구도를 잡고 스케치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구체화해 나가는 방식이기보다는, 어렴풋한 구성을 생각하고, 색상의 감각에 의존해 끊임없이 캔버스와 대화하며 색을 쌍아 올리고, 위의 색 사이로 아래 색이 묘하게 비치며 풍경의 깊이를 만들어 독특한 자신만의 미학적인 언어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주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졸업
- 2인전 및 단체전 4회
2024 인간과 자연-하랑갤러리,
2023 마음을 그리다-갤러리루벤,
1/n Postcard Festa-아트태그하우스,
2022 마음을 그리다-갤러리
- 아트페어 다수
2024 원주 인터불고아트페어,
2023-2024 케이옥션 프리미엄 경매,
2023 청년미술상점-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