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동정

제주-웨이하이, 한중발전 이끌 ‘풀뿌리 외교’ 전격 합의

오영훈 지사-자오바오강 웨이하이시 인민정부 부시장, 해양·역사·관광 교류 첫 논의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대한민국과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중국 웨이하이시(威海市)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한·중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우호협력의 첫 단추를 끼웠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중국 룽청시 법화사 인근 화싱(华兴)호텔에서 자오바오강 웨이하이시 인민정부 부시장과 자오광훙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웨이하이시위원회 부주석 등과 면담을 갖고 행정시 간 교류에 뜻을 모았다.


웨이하이시는 중국 산둥반도 북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관광도시로 중국에서 제일 큰 수산물 생산기지다. 해도(海岛)의 경치, 해안의 백사장, 온천, 기이한 산과 바위, 저수지, 호수 등의 자연경관을 비롯해 국가급 하이테크산업개발구·경제기술개발구·종합보세구 등이 있다. 이날 면담은 제주 법화사와 중국 적산 법화원 간 역사 고증 및 종교문화 교류차 법화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 간 협력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자오바오강 웨이하이시 부시장은 “웨이하이는 한국의 22개 도시와 우호교류를 통해 각 지역의 발전과 우호 증진에 힘쓰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의 대표 관광지역인 웨이하이와 제주도가 관광 분야를 비롯해 미래 신산업, 인적교류 등을 진행한다면 한중교류의 새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바오강 부시장은 “한국과 웨이하이시는 비행기로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지녔다”면서 “1992년 한중수교 이래 대한민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양국의 경제발전에 괄목한 성과를 거뒀으며 지난해에는 1,712만 명의 관광객이 웨이하이를 방문해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오바오강 부시장은 “동북아 중심지로서 유리한 위치와 교통 여건에 기반한 교류가 양 지역 간에 이뤄진다면 다방면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관광산업에서 합작을 하면 수많은 중국인이 제주를 방문할 수 있고, 제주도의 주민들이 웨이하이의 유명 관광지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의료기계, 탄소제로, 교통항공, 전기차 등 에너지산업, 과수재배 등 웨이하이시의 핵심 산업 등을 소개하며 경제무역 협력과 교육분야에서의 교류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정웨원 룽청시 인민정부 시장도 “룽청시는 75만 명의 인구가 있고 대표적인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국가급 항구로 과거부터 한국과의 경제무역에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삼, 전복, 다시마 등 중국 제일의 수산물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제주와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제주 법화사와 룽청시 법화원의 교류는 한반도의 독립 국가로서 천 년 이상 지속했던 탐라해상왕국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과 동시에 종교·문화적 교류의 의미를 지녔다”며 “역사적 고증과 문화 교류로 양 지역의 관광객들이 오가는 계기를 만드는 한편 식품, 관광, 신소재 분야에서도 두 지역은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화답했다.


오 지사는 이어 “웨이하이시와 제주지역 행정시와의 교류 협력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수산물을 비롯해 기후 온난화를 극복하는 해양 시스템의 기술, 법화원과 법화사의 역사성 활용 등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와 웨이하이시는 이날 면담을 계기로 교류사업을 담당할 공무원을 양 지역에 파견하고 체류비 등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