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의 방 시리즈- Anat. Blue, Red 그리고 러브 더하기 희망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글  / 김소나 작가  의학을 공부한 나에게 처음 해부학실을 들어가며 무서워했던 광경들이 뇌리에 스쳐지나간다. 떨렸던 나의 마음과 다르게 해부학실의 벽면에는 산토리니의 푸르고 깨끗한 풍경의 그림이 먼저 들어왔다.

 

 

나의 마음은 마치 산토리니의 한 장소에 있는 것처럼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나는 카데바를 보며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인체를 공부할 수 있었다. 내가 그리려는 그림은-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그런 그림이다. 

 

 

인생의 생과 사를 떠나서 건강한 몸을 갖고 있고 혹은 건강하지 못한 몸이라도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은 삶의 에너지로 각자 다른 삶속에서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인체의 척추와 두개골을 그린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다. 아마도 죽음, 고통 그리고 아픔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무섭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색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작품의 내적 소재들은 의학공부를 하며 인체를 세세히 들어다보며 그 기능이 높고, 눈에 들어왔던 부분을 사용하였다. 조금 우스워 보일 수 있는 작은 두개골들과 기호들은 삶과 죽음을 한 발작 떨어져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몸이 아프심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해부학 강의를 해주셨고 안타깝게도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공병선 교수님께 감사함을 바친다.

 

 

Anat.Blue는 동맥과 정맥을 표현한 빨강과 초록의 보색 배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양의 통로이고 생명력의 원천이다.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을 갖고 있는 척추뼈들은 각기 다른 인간의 다른 삶을 표현했다. 꽃이 피어나듯 동그란 원형의 선들은 점점 행복하게 살려는 우리들의 의지들이다.

 

 

Anat.Red 는 인간 신경계의 기본이 되는 형상화된 신경세포들의 엄청난 능력이 한순간 한순간을 넘어 생사의 변화를 지배하고 있다. 끊임없이 소통하고 전달하고 인체 시스템을 유지하는 신경세포의 활동이 인간 개개인이 사회생활에서 다방면으로 노력하며 수많은 타인들과 타협하고 지내는 우리들의 그 삶의 모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