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정하기자의 기획시리즈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 임현주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기자 | 작가의 연작은 구상에 기초하되 비구상을 오간다. 그것은 풍경이면서 비풍경이기도 하다. 동양화에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부감법(俯瞰法)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은 ‘시점과 소실점을 동시에 상정한 투시도법’에 기초한 서구의 원근법과는 확연히 다른 조형 방식이다. 과학적 투시에 의한 원근보다 심적 인지에 따른 원근 정도를 드러내는 까닭에 작가의 풍경은 실제 풍경의 투시와는 다른 굴곡이 있고 비뚤비뚤한 구도와 자유로운 형상을 낳는다. 작가의 회화의 세계는 폭이 넓고 다채로워 표현양식으로 볼 때, 사실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적인 것에 이르고, 표현주의적인 성향에서 구상적인 것에 미치고 유현한 정신적 분위기, 순수조형의 셰계관을 내포하는 특유의 표현들을 화폭에 펼쳐내고 있다. 들뢰즈의 리좀(Rhizome) 철학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는 그가 그려내는 보통의 삶과 사물들도 뿌리줄기처럼 다채롭고 이질적이며 생동하고 꿈틀댄다. 울퉁불퉁한 곡선의 집과 화사한 색감의 꽃나무로 가득 찬 임현주 작가의 그림은 얼핏 보면 마치 동화책을 펼친 듯한 인상을 주지만 그러한 동화적인 감수성이 남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