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빅뱅 이후 혼돈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한 현상이 프랙털이다. 프랙털은 우주, 지구, 자연현상, 심지어 인간의 신체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프랙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설숙영 작가는 카오스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질서를 탐구하였고 카오스 속의 질서를 결정유가 표출해 내는 프랙털로 해석하고 있다. 결정유는 유약의 원료에 첨가된 금속원료가 고온에서 녹아 흐르는 상태가 되면 가마의 온도를 낮춰 결정을 꽃피우게 하는 방식인데 이때 꽃처럼 확산되는 현상이 프랙털 원리에 의해 자연 생성되는 것이다. 불과 온도 차이가 만들어내는 우연적이고 신비한 예술적 현상을 우주의 생성 원리로 바라보고 있다. 설숙영작가가 사용하는 주요 조형요소는 개념요소로 점, 선, 면, 공간을 활용하여 간결하고 압축적인 화면 구성을 추구한다. 즉, 우주의 생성 원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 선, 면, 공간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원시 우주의 생성 과정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 외에도 작품 속에는 융복합의 표현 요소를 다수 혼합하고 있다. 융복합의 재료로써 금, 크리스탈, 자개, 물감 등의 재료가 결합되어 있고 형상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동시대 미술에서 시간이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작품에서 시간이 재현되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재현은 작품이 그 자체를 넘어선 어떤 주제를 언급하는 상징적인 과정이다. 시각예술의 매체는 고정된 형태가 많은 반면, 시간은 변화에 의해서만 측정되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민경 작가의 채워지는 시간을 보여주는 작업안에서 덧없음, 영속, 변화, 순간, 지금, 그때, 지속, 일시정지 나아가 분, 시, 연, 과거, 현재, 미래, 영원까지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민경 작가에게 있어서 쌓는다는 것은 채운다는 것이기도 하고 비운다는 것이기도 하다. 흙을 빚어 돌담을 쌓듯 혹은 돌을 켜 탑을 쌓듯 무언가를 쌓는다는 것은 공간을 채우는 일이며, 쌓고난 그 배경을 비워내는 상징적인 작업이다. 작가는 비워내기를 하면서 비워낸 것을 다시금 다른 공간에 채워간다. 작가 작업의 두 개념의 혼용은 첫째, 캔버스라는 지지체에 아크릴이라는 물성을 채우는 것이며, 둘째, 지지체에 종이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것이다. 또한 시간이라는 삶을 쌓기와 채우기라는 과정을 통해 삶의 일부를 보여주고자 한다. 쌓기와 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