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찰스 3세가 영국의 리즈 트러스 (Liz Truss) 총리의 반대로 인해 다음 달 예정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7)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에요. 유럽연합 (EU) 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반해 영국은 이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여요.
영국 정부, 찰스 국왕의 COP27 연설에 반대
지난 2일 일요판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3세가 다음 달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트러스 총리가 지난달 버킹엄궁 접견 때 이에 반대해 방문이 무산되었어요. 영국에서는 관례상 왕실 구성원의 해외 공식 일정이 정부 조언에 따라 조율되어요.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오염 대처 등 환경 분야에서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열혈 환경운동가’로 불려왔어요. 앞서 작년 11월 자국에서 열린 COP26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한 바 있어요.
기후 위기 대응에 소극적인 신임 영국 총리
반면 트러스 총리는 기후 위기 대응에 소극적이에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에너지 요금에 부과된 ‘녹색 부담금’을 면제하겠다고 공언했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도 찬성해요. 영국의 새 내각에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 으로 줄이는 이른바 탄소중립 목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장관이 다수 포함돼 있어요. 트러스 내각은 최근 환경 등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도시 확장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 전 마련된 570개의 환경 관련 법안을 없애거나 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어요. 이에 내셔널트러스트와 왕립 조류 보호 협회(Royal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Birds) 등 영국 환경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COP 27, 트러스 총리는 불참
트러스 총리는 이번 COP27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요. 이에 보수당 내에서도 찰스 3세의 참석 여부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영국은 지난해 COP26 개최국이었으며,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윌리엄 왕자 등이 참석한 바 있어요. 찰스 3세는 현재 COP27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도 다른 방법을 통해 기여하는 방안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요.
더욱 다양한 환경뉴스를 접하고 싶으시면 이뮤래터에 구독해 주세요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08925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장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