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래 전쟁~,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가 오고 있다.”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고재휘교수(본지 수석논설위원)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과학기술의 영향으로 무기체계 또한 눈부시게 발전하고, 전쟁 영역은 지상‧해상‧공중의 3차원에서 우주 및 사이버전까지를 포함하는 5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진보된 정보통신기술로 온라인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융합되어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는 메타버스(Metaverse)로 인해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초기에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접촉이 제한 또는 금지된 대규모 공연‧행사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치중되었던 메타버스 영역이 최근에는 마케팅‧홍보, 부동산‧건설, 정치, 행정, 기업 운영 등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우리 군은 군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장병 숙련도 저하 우려를 한층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숙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보다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기동작전을 요구하는 현대전에 발맞춰 미군처럼 가상현실(VR)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생생한 전장환경을 사이버 공간과 융합하여 구현해야 하는 과업도 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야외 기동훈련 시 발생하는 소음 등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에 대응하면서도 계획된 훈련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하는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안보환경 변화로 인해 군 안팎에서도 메타버스 기술과 개념을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조속히 적용해야 한다며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안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미래 전쟁과 국방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첫째,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사이버전을 수행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공격이나 해킹은 인터넷에서의 사이버 공격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나, 메타버스 내에서 스파이 운용이나 정보수집 등도 할 수 있다. 


둘째, 메타버스에서는 가상 군대를 조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군사 작전이나, 정찰활동, 정보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가상 군대를 통해 군사력을 강화하거나, 상대방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셋째,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거나, 가상으로 무기 시스템을 테스트하거나, 가상으로 무기를 제작하는 등이 가능하다. 


넷째, 운영유지 상에 저렴한 비용, 보안성 강화, 유지보수 및 관리가 용이할 것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므로 실제 장비와 시설을 사용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모든 활동이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 군사 비밀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유지보수 및 관리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에 따라 육‧해‧공군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최근 육군에서는 오는 2030년대까지 장병 훈련체계에 메타버스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병사들의 실기동훈련, 제대별 지휘관 및 작전참모들의 지휘연습 등을 가상현실(VR) 속에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훈련 결과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자세하게 분석해 최적의 전술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해군은 가상공간에서 장교‧부사관 모집 설명회를 개최해 지원자들과 관련 업무실무자들이 아바타 형태로 질의 및 응답을 진행하였다.

 

공군 역시 공군교육사령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교육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무한경쟁 속에서 진행되는 미래 전쟁에 대비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국방분야에 메타버스 적용을 위해서 몇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메타버스 적용 기술 및 구성에 대한 개념 정립을 통해 아키텍쳐 구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최적화를 목표로 두고 시스템 구성과 동작 원리 그리고 시스템의 구성환경 등을 설명 및 설계하는 청사진 또는 설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된 아키텍쳐를 구성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한다면 빠르고 쉽게 개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환경과 변수에 대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둘째, 미래의 안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메타버스 적용 마스터플랜을 구축해야 한다. 육‧해‧공군 공통 소요와 각 군 특성을 고려한 개별 소요를 도출, 종합해 추진 가능한 통합계획을 수립, 불필요한 시간과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마스터플랜은 현 상태에서 바로 활용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몇 개의 장애를 극복하고 장래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기본적 계획이다. 따라서 마스터플랜에는 메타버스 적용 전반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사업에 관한 기본 계획도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예산과 일정에 맞춰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통제하고 조정해야 할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각군별로 많은 부서와 조직이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기술사용 및 사업관리에 정통한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사용자 요구를 반영해 사업추진기본계획 수립 → 사업공고 및 제안서 평가 → 체계개발 및 시험평가 → 표준화까지 원가, 기간,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 적용으로 아바타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 및 명예훼손, 저작권 소송, 해킹, 프라이버시 침해 등 부정적인 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선제적 규정 검토, 디지털 군사경찰 창설,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양성 등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 메타버스가 실사격과 실기동 훈련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고, 이들 훈련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장점을 활용해 국방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현실과 가상의 연동,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몰입감 향상 등 메타버스의 장점을 미래 무기체계와 전장 운영개념에 활용한다면, 미래 전쟁에 대비해 군 장병의 전투력 향상은 물론 전투형 강군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전쟁이 메타버스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고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