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이나군, 쿠르스크 전투에서 북한군 2명 생포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지난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 중 북한군 병사 두 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사실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하며, 북한군 병사들이 키이우로 이송되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생포된 북한군 병사들이 부상을 입었으나 생존해 있으며, 필요한 의료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군 병사들이 참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부상병을 처형하는 일이 많다”며, 이번 생포 작전이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한, 이들을 생포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84전술그룹과 공수부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보안국의 발표와 심문 진행 상황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도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9일 84전술그룹이 북한군 병사 한 명을 생포했고, 이후 다른 한 명이 낙하산 부대원에 의해 붙잡혔다고 밝혔다. 보안국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어나 영어, 러시아어를 구사하지 못해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여 통역사를 통해 심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국은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하며, 심문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생포된 병사 중 한 명은 러시아 연방 투바 공화국 출신 인물의 이름으로 된 군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보안국에 따르면, 이 문서는 지난해 가을에 발급되었으며, 당시 북한군 전투 부대가 러시아군과 함께 약 일주일간 훈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군 병사들의 신원과 복무 이력

 

심문 과정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 병사 중 한 명은 2005년생으로, 2021년부터 북한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으며 소총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또 다른 병사는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군 생활을 해왔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심문 과정에서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의 지시에 따라 훈련을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국은 이와 관련하여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그러했던 것처럼 북한 병사들도 전투보다는 훈련이 목적이었다고 강조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공개된 사진과 국제사회 반응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북한군 병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러시아 군용 신분증을 공개했다. 사진 속 병사들은 철창이 있는 수용소 이층 침대에 앉아 있거나, 부상 부위를 붕대로 감은 채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병사를 생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말에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명을 포로로 잡았으나, 해당 병사는 부상이 심각하여 하루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현재 약 1만1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까지 약 1000명의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보다 많은 약 40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