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강갑수 기자 | 새만금개발청은 11월 14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새만금기본계획 재수립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새만금개발청은 올해 4월부터 새만금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으며, 이번 보고회는 용역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연구원에서 마련한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관계기관, 전문가,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자리이다.
국토연구원은 이번 보고회에서 새만금의 발전 전략으로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푸드, 관광·MICE 3대 허브와 이번 기본계획에 새로 도입되는 메가시티 경제권 구상안을 제시했다.
첨단전략산업 허브는 우선 이차전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밀화학 업종이 집적화되고 있는 현재의 수요를 바탕으로 최대한 빠르게 새만금을 첨단전략산업 중심지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산업 및 농산업 등이 융복합된 산업용지를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기업투자와 인구 유입의 기반을 구축하여 도시를 조기에 활성화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글로벌 푸드 허브는 새만금이 수출형 식품산업 특히, 농생명용지를 활용한 농식품의 생산·공급·가공 식품의 생산과 공급기지로 유리한 입지임은 분명하다. 식품산업의 거점으로서 가진 잠재력을 적극 활용하여 농식품산업 혁신과 협업 생태계 거점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은 신항만과 전북도의 농생명‧바이오산업 그리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연계하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3권역(관광·레저용지)는 다른 용지와 달리 개발 속도가 더딘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2035년 이후) 도시 및 산업단지가 활성화되고 국제공항, 크루즈선 입항 등 여건이 갖춰지면 관광·MICE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가시티 전략으로는 인구 유발 기능(시설)을 인접 지역으로 충분히 배분하여 지역과 동반 성장, 상생 발전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인구 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해 초광역 또는 광역적 연대와 협업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어, 기존 도시에서 인구를 끌어들이는 “빨대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일자리를 생산하는 산업을 주변 지역에 배치하는 등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갈 토대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제시한 3대 허브, 메가시티 경제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업용지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토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새만금에는 총 44km2(약 1,300만 평)의 산업용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현재 개발 중인 새만금 국가산단 계획면적의 4.5배의 면적이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청 소관 도시용지 내에서 확보가능한 면적은 새만금 국가산단을 포함해도 최대치가 15km2이다. 새만금개발청의 설명에 따르면, 수심‧매립 여건, 수요, 조성원가,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산업용지로 개발 가능한 사업성 있는 곳은 15km2가 최대이다. 이 속도의 투자유치라면 15km2를 모두 공급해도 2030년경이 되면 전부 소진되어 공급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개발청은 글로벌 푸드허브 등 3대 허브에 대한 선제적 준비 등도 고려하여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농생명용지와 도시용지간에 일부라도 전환해서 당장 시급한 수요만큼은 해소하자는 것이다. 당장 개발에 착수하여도 토지가 공급되는데까지는 최소 4~5년 이상이 걸리므로 부족한 물량 중 당장 조치가 시급한 2031~2035년 수요(약 7.5㎢)만이라도 우선 반영하자는 것이다.
2036~2040년간의 수요는 유보용지로 지정하여 추후 수요를 봐서 전환 여부를 결정하고, 그래도 부족한 2041~2050년 수요는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러한 기본안을 바탕으로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새만금 전체의 도시 공간구조도 새롭게 제안했다.
새만금의 기본골격을 이루는 동서‧남북 3×3도로 중 공항‧항만‧도로‧철도 인프라가 집중된, 새만금 내호를 둘러싸고 있는 수변공간인 남북 2축의 좌측(서측)은 도시‧산업‧관광 경제특구로 만들고,
남북 3축의 우측은 군산‧부안‧김제 등 주변 도시와 고속도로 접근성 등을 살려 제조산업 중심의 메가시티 연계권역으로 개발하면 주변 중심지와 접근성이 좋아 기존 도시의 정주여건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주변 도시와 동반 성장에 매우 유리하다.
한편, 남북 2축과 3축 사이의 광활한 평야 지대는 농업용수 공급효율성을 위해 농생명용지를 모아서 관리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변 원도심 쇠퇴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용지 확대로 늘어나는 유발인구를 새만금 내부가 아니라 주변 도시로 안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구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산업용지와 관광레저용지를 우선 개발하고 대규모 주거용지 개발은 가급적 후순위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용도 전환과 관련하여 그간 제기되어 온 중요 이슈들에 대해 새만금개발청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는 현재의 기업투자 수요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일선에서 기업들과 접촉하며 투자 문의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흐름은 3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규모도 엄청나다. 현재 협의 진행 중인 물량을 고려하면 새만금 국가산단에서 공급하는 전체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요가 최근 3년에 걸쳐 발생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변곡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더 이상 공급할 땅이 없어 협약체결이 다소 저조했으나, 하반기부터 새만금 국가산단의 남은 공구 매립이 완료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투자협약 체결이 늘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 간 5개 기업과 1조 원 투자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 ‘산업용지 확보를 위해 용도전환을 하기 보다는 매립속도를 높여야 한다. 용도 전환을 추진하면 정부가 매립을 해갈 동력이 약해진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새만금청은 매립 속도를 높이는 가장 빠르고 당연한 길은 수요가 있고 사업성이 있는 곳부터 우선적으로 개발해서 도시를 조기에 활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은 조성원가 대비 수요가 부족한 구역들도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기본계획에만 반영한다고 저절로 용지가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수요와 사업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용도 전환을 하지 말고 매립부터 하자는 것은 당장 땅이 필요한 기업들의 요구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지역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14개 시군 중 13개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의 수요에 응답하지 않고 미래에 더 나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다간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농생명용지에 이미 설치된 농로와 농수로 비용이 매몰된다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대해 새만금개발청은 매몰 또는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사업자가 용지 소유기관에 조성원가 이상으로 땅을 매입하므로 매몰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자는 사업성 있는 부지를 확보하게 되고, 입주기업도 저렴하게 토지를 분양받을 수 있으므로 이익이 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경제학에서도 매몰비용보다는 기회비용을 따져 의사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정부가 전폭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공항, 항만, 철도,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기업투자를 위한 것이다”라면서 “지금 기업들의 수요에 부응해야만 새만금이 계속 발전해 갈 수 있다. 새만금 개발의 주무 부처로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여 열린방식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