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이란발 중동 위기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벼랑 끝에 선 가운데, 한국 외교가 전례 없는 성과를 연이어 창출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00만 배럴의 원유 최우선 확보와 성공적인 교민 구출 작전 이면에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K-방산의 '하드파워'와 상호 존중에 기반한 '소프트파워'의 절묘한 조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전통적 중동 외교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다극화 시대의 새로운 생존법을 제시한 한국의 입체적 안보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중동 내 무력 충돌 격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는 초유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다. 전 세계가 물류 마비와 유가 폭등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 외교는 오히려 칠흑 같은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중동 4개국에 갇힌 교민 200여 명을 단 하루 만에 구출해 낸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투입 작전 '사막의 빛'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일일 소비량의 8배에 달하는 2,400만 배럴의 원유를 '최우선(No.1 Priority)'으로 확보한 쾌거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이례적인 외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문화는 오랫동안 외교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다. 정상회담이나 조약 체결이 끝난 뒤 덧붙여지는 공연, 친선의 상징으로서의 전시, 또는 민간 차원의 교류 정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오늘날 문화는 더 이상 ‘부드러운 힘(soft power)’에 머물지 않는다. 문화는 이제 국가 전략의 전면에 배치된 외교 무기로 기능하고 있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군사·경제 압박이 국제사회의 반발과 비용을 수반하는 상황에서, 문화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군사·경제 압박이 국제사회의 반발과 비용을 수반하는 상황에서, 문화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전략 경쟁, 문화가 새로운 전선이 되다미·중 전략 경쟁은 문화의 무기화를 가속시킨 결정적 계기다.미국은 표현의 자유, 다양성, 창작의 자율성을 앞세운 ‘열린 문화 질서’를 강조한다. 전시·영화·공연은 민주주의 가치의 확장 도구로 활용된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문명 서사와 전통, 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