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이란발 중동 위기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벼랑 끝에 선 가운데, 한국 외교가 전례 없는 성과를 연이어 창출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00만 배럴의 원유 최우선 확보와 성공적인 교민 구출 작전 이면에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K-방산의 '하드파워'와 상호 존중에 기반한 '소프트파워'의 절묘한 조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전통적 중동 외교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다극화 시대의 새로운 생존법을 제시한 한국의 입체적 안보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중동 내 무력 충돌 격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는 초유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다. 전 세계가 물류 마비와 유가 폭등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 외교는 오히려 칠흑 같은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중동 4개국에 갇힌 교민 200여 명을 단 하루 만에 구출해 낸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투입 작전 '사막의 빛'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일일 소비량의 8배에 달하는 2,400만 배럴의 원유를 '최우선(No.1 Priority)'으로 확보한 쾌거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이례적인 외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5년의 끝자락, 대한민국 외교는 명백한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가 내세운 기조는 ‘실용 외교’지만, 국제 환경은 그보다 훨씬 냉혹하다. 중국은 관계 복원을 위한 정상 외교의 문을 열었고, 미국은 동맹의 가치를 성과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여기에 글로벌 분쟁의 확산과 방산 수출이라는 기회 요인까지 맞물리며, 한국 외교는 선택의 외교가 아닌 생존의 외교를 요구받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의 교차점에서 한국 외교는 ‘선택’이 아닌 ‘관리’를 강요받고 있다. 1. 방중 카드 꺼낸 이재명 대통령… 한중 관계 ‘관리 국면’에서 ‘복원 국면’으로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월 4일부터 3박 4일 일정의 국빈 방중에 나선다. 취임 7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중국 방문이자, 한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으로는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방중의 핵심은 ‘전면 복원’이라는 정치적 선언과 ‘실질 관리’라는 경제적 계산의 결합이다. 정부는 사드(THAAD) 이후 사실상 동결 상태였던 한중 관계를 정상 외교 궤도로 복귀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명확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