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희 개인전 – 필무 (筆舞)

생의 원천적 흐름위에 선 회화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전득준 기자 | 생이 갖는 비논리성 앞에서 자신의 내적 리얼리티를 영과 필획의  직관적 교감으로 진실하게 표현하는 안준희 개인전 – 필무 전시가 인사동 G&J갤러리에서 6월 24일 까지 열리고 있다.

 

 

 

안준희의 작품은 작품 앞에 선 사람을 카오스에 빠뜨린다. 선과 면의 무게 중심  회화와 서체, 자연과 사물의 경계로 혼란에 빠뜨린다. 부드러움과 날렵함, 자유분방함으로의 정제된 평온을 앞세운 온유한 색의 번화무쌍함은 카오스의 극치는 화면 위의  형상들이 출구가 없어 작가의 염원인 구원을 향해 절규하는 모양이다. 

 

 

 

작가는 생명력 있는 것이 아름답다는 세계관의 소유자요, 회화를 통해 구도의 자세를 표현하고 있으며, 예술이란 새로움의 구현이라는 입장보다 자기 구원과 극복의 장으로서  깨달음의 한 방식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붓을 든 초창기부터 <획>에 천착하는 걸 알 수 있다  회화 작업이 의지하는 색과 선의 구성을 짐짓 모른 척하고, 절대절명으로 생동하는  획에 집념한다. 그런데 이 획은 우주를 읽어내는 특정한 문자의 암호로 이해된다.  획의 밝음과 어둠, 또 날카로움과 둔탁함, 장.단에 따라 문자는 다양한 암호를  지시 한다. 

 

 

 

작가는 마술사처럼 획을 조율하며 우주를 해독한다. 획은 물론 자아의 음성과 심상의 궤적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와 마음의 형국을 드러내는데 미진하다지만 작가는 획을 통로로 투명하게 자아를 분출한다.  

 

 

서성록 평론가는 "필선을 아우르고  보듬어 주는 동시에 그 색 면을 보는 사람을 아득한 명상의 세계, 즉 무의 세계로  인도한다. 흡사 힘든 일과로 찌든 육체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기라도 할 것처럼.  아늑함과 포근함 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 비워진 자리는 '색 면' 이 아니라  여백'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화면 속의 비워진 자리는 작심하고  작업한 여백의 의미를 간과하지 말자는 주문이다. 그렇다. 화면에 마련된 여백은  무심한 잉여 공간일 수 없다.“ 평했다.  

 

 

안준희 작가의 추상은 자연인의 시각을 뒤흔드는 작업이다. 형식을 탈피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형식에 이르는 자유로움이 눈앞에 보인다. 시각적 제한을 받는 조형성을 탈피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생(生)의 원천적 흐름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자연의 섬세한 떨림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는 안준희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안준희  (1957~)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 (학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개인전 및 단체전. 해외조대전 다수 참여  

 

전남대학교 및 용인대학교 강사역임
현: 전라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에뽀끄. 서울 방법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