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장성순 화백은 해방 이후 한국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첫 세대로 한국 현대미술의 여명기에 추상미술의 중심 역할을 한 1세대 추상 화가이다. 1927년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1948년에 서울대 미대에서 김창열, 이용환등과 함께 수학하였으며, 1956년 현대미술가협회와 1962년 악뛰엘 창립에 참여하여 1950-60년대 한국 추상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였고,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에 한국 대표작가로 김창열, 조용익, 정창섭과 함께 출품하기도 했다. 장성순의 시대는 만주사변,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 이어서 해방과 6·25 전쟁까지 혼란의 시대였다. 그러나 시대적인 상황과 청각장애라는 핸디캡이 오히려 그의 의지를 단련시키고 그를 독자적인 정신의 소유자로 만들었다. 이러한 상처 속에서 형성된 저항정신은 국전 중심의 주류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용기와 동기를 부여했으며 나아가서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양식을 시도하게끔 했다. 장성순은 단순히 앵포르멜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그의 추상을 심화시켜 나감으로써 자신만의 고유한 양식을 창조하고 발전시켰다. 장성순은 동양의 서예적 세계와 서양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장성순 화백은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현대미술의 여명기에 추상미술의 중심 역할을 한 1세대 화가다.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김창렬, 이용환 등과 함께 수학하였으며, 1956년에는 현대미술가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총무를 역임하였고 1962년 악뛰엘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주도하였다. 1961년에는 파리 비엔날레와 1962년 동경비엔날레에 한국 대표작가로서 출품하였으며, 2018년에는 제63회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장성순 화백의 추상은 양식보다 내용적 변화를 요구한다. 그의 일관된 추상 표현은 침묵 속에 이뤄진 작가 자신과의 대화다. 장성순 화백에게 아름다움은 시각적이기보다는 침묵으로 이루어진 내면의 소리이다. 때로는 절규의 몸짓처럼 수 천 번 반복된 붓질과 물감의 흔적이 겉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곧 지워지고 다시 그려나가는 반복적인 행위가 근작(近作)까지 이어진다. 이것은 순수를 지향하는 추상의 조형 언어이며, 내면과의 싸움으로 자아를 확인하는 예술 세계다. 장성순 화백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진폭과 이미지들을 서예적인 검은 획 등을 통해 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