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마존의 운명이 걸린 2022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오는 30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보우소나루(Bolsonaro) 현 대통령과 룰라(Lula)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팽팽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요.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우위를 차지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재대결을 펼치게 되었어요. 경제 성장을 위해 '아마존 훼손'을 서슴지 않았던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달리 룰라 전 대통령은 '아마존 보존'을 앞세우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년 초 아마존 열대우림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공약했어요.
 

남미의 막말꾼, 아마존을 파괴하는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2019년 1월 1일에 취임한 이래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며 친개발 정책을 고수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육군 대위 출신인 그는 선거 유세 중에도 아마존 개발을 강조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왔어요. 그리고 그는 집권하자마자 환경 관련 기관에 대한 조직 개편과 예산 삭감하고, 새로운 보호구역이나 원주민 영토를 일절 지정하지 않았어요. 반면, 조직적인 삼림 벌채, 불법 채굴부터 개발 반대 세력에 대한 살해에 이르는 각종 환경 범죄에 대한 감시와 처벌에는 매우 소극적이었어요. 그 결과 보우소나루 행정부에서 브라질의 산림 황폐화율은 60% 가까이 증가했고 네덜란드보다 더 큰 면적의 아마존 삼림이 사라졌어요. 그 와중에도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환경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원주민 영토를 광업과 석유 탐사, 농업 기업에 개방하고, 아마존 삼림에서의 토지 횡령을 합법화하고, 살충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의회의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요.

 

아마존을 지킬 최후의 보루,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재선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에 대항하는 전임자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3~2010년)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왔어요. 룰라는 아마존 산림의 황폐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손실되는 산림의 면적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어요. 룰라 행정부가 산림 황폐화율을 줄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부와 관련 기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정부 기관이 협력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조정된 조치(coordinated action)'를 취해왔기 때문이에요. 이 전략은 '법적 아마존의 산림 벌채 방지 및 통제를 위한 실행 계획(PPCDAm)'이라는 이름 아래 2004~2015년까지 주로 환경 범죄와 모니터링, 집행 및 처벌과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 도입 및 계획에 중점을 두고 시행되었어요. 2002년부터 2010년까지의 룰라와 노동당의 집권 기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이 급격히 줄어들었어요. 200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이 72% 정도 감소했다고 추정돼요. 기후변화 과학과 에너지 및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카본브리프(Carbon Brief)는 룰라가 승리하면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약 7만 6천㎢의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어요.

 

환경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는 2022 브라질 대선

전문가들은 룰라가 당선되면 환경부의 기능이 회복되리라고 생각하고, 그가 당선되었을 때 아마존 산림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을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데 대체로 동의해요. 그러나 룰라의 공약 상당수는 국회와 주지사의 지원에 달려 있고, 그들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일지도 미지수인데요. 그런데도 아마존 산림의 미래를 위해서는 룰라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은, 최소한 룰라가 당선되면 아마존에 대해 소통하고 압력을 행사해볼 여지라도 있기 때문이라고 브라질의 환경운동가들은 말해요. 안타깝지만 보우소나루의 아마존은, 적어도 환경주의자가 보기에는, 그런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에요.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장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