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을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KAL 858편이 폭탄 테러로 추락한 지 38년 만에, 미얀마 안다만 해역 수심 약 50미터 해저에서 KAL 858기 추정 동체가 발견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물체는 2020년 대구문화방송(MBC) 뉴스 특집 취재팀의 수중 촬영으로 처음 공개됐으며 이후 공식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KAL 858편은 115명이 탑승한 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아부다비를 거쳐 방콕으로 향하던 중 안다만해상 상공에서 폭발해 실종됐다. 이후 수사 결과, 북한 공작원이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2020년 1월 미얀마 안다만 해역에서 대구MBC 취재진이 수중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는 날개와 엔진 형태로 보이는 잔해가 확인됐으며 이를 근거로 잔해가 KAL 858기로 추정된다고 보도됐다. 이후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정부 차원의 정밀조사와 인양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외교부 “조사단 파견 입장 유지”… 미얀마 내전으로 진전 더딘 상황
2022년 3월 외교부는 유가족 간담회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 언론 보도 이후 정부합동조사단 파견을 추진해 왔으며 조사단 파견 준비까지 완료됐지만, 2021년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정세 악화로 조사가 지연돼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교부는 “가능한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얀마 내전과 교전 상황으로 현장 안전 확보가 어렵고, 군부와 공식 협의가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남아 있다는 보도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여기에 현장 수색권과 국제법적 해석 문제 또한 논의되고 있다.
추정 잔해가 미얀마 영해 밖 접속수역과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확인돼 우리 정부 주도 수색에 국제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지역은 영해 밖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상 항공기 등록국인 대한민국이 조사 책임을 질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족·국회 “진상 규명 체계 구축해야”… 대통령실 실무회의도 개최
지난해 12월 대통령실 주관 실무회의에는 외교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전문가 등이 참여해 “인양이 아니라 동체 확인”을 목표로 수색 추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미얀마 상황과 안전 리스크로 인해 추진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적으로도 KAL 858 사건은 단순한 비행기 사고가 아니라 국가 간 갈등과 테러 문제를 포괄하는 사건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사건의 종합적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의 종합적 로드맵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