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4일 열린 외교부 정례브리핑은 현재 외교가에서 불붙고 있는 '외교통상부 부활론'이 단순한 부처 이기주의가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전략적 일원화'의 문제임을 실무적으로 증명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날 박일 외교부 대변인의 답변 속에는 통상 현안이 안보 협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핵잠수함 및 조선 분야 등 한미 안보 협력의 핵심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 이행이 미측 협상팀의 방한 연기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통상하고 투자 때문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이는 과거 '상품 교역'에 머물렀던 통상이 이제는 핵잠수함과 같은 고도의 '안보 자산' 협상까지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변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외교가에서는 "산업부가 실무 통상을 맡고 외교부가 안보를 맡는 이원화된 구조로는 미국이 던지는 '통상-안보 패키지' 압박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대변인은 안보 분야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국회에서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직접 언급했다. 3월 9일을 기점으로 한 입법 결과가 미국과의 안보 협상을 다시 가동할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우리 국회의 입법(정치)이 통상(경제)을 거쳐 핵잠수함(안보)으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산업 현장의 논리뿐만 아니라 국회와 미국 행정부, 의회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포괄적인 '통상외교' 역량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발효에 대해 대변인은 "기업 관련 부분은 산업부가 대책을 논의한다"면서도, "한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실리를 챙기는 것이 산업부의 역할이라면, 그 여파가 한미 동맹 전반을 흔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외교부의 영역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24일 브리핑은 결국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식의 대응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외교와 통상을 다시 한 그릇에 담아야 한다는 '외교통상부 부활론'에 강력한 실무적 근거를 제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