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사칼럼] 낭중지추囊中之錐 “말의 시대에 행行을 잃은 정치”

- 주머니 속 송곳, 그러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 낭중지추囊中之錐 참된 지도자 상이란
- 정쟁의 소리보다 국민의 숨소리를 들어야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요즘 국회를 보면, 참으로 “소리가 넘치고 실천이 부족한 시대”임을 실감한다. 회의장은 연일 고성으로 가득하고, 카메라 앞에서는 정의와 개혁을 외치지만 정작 국민의 삶을 바꾸는 행行은 보이지 않는다.

 

 

불교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많이 아는 이는 많으나, 아는 바를 바로 쓰는 이는 적도다.” 지식은 넘치지만 지혜가 없고, 힘은 있으나 자비가 없으며, 말은 요란하지만 실천이 없는 것이 오늘의 정치다. 진짜 송곳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 힘이 아니라 자비, 말이 아니라 행行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란 주머니 속 송곳처럼 감추어도 그 끝이 드러나는 진정한 실력과 인품을 뜻한다. 옛 선비들은 벼슬이 없어도 도리를 지켰고, 이름을 드러내지 않아도 향기는 스스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오늘의 정치권에는 그런 송곳이 없다. 말의 송곳은 많고, 행동의 송곳은 사라졌다.

 

누가 더 소리를 크게 지르는가가 능력이 되고, 누가 더 상대를 헐뜯는가가 경쟁력이 되어버렸다. 진짜 송곳은 소리내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막힌 현실을 뚫어 국민에게 길을 열어주는 존재다.

 

정치는 다름의 예술이다. 그러나 오늘의 정치는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오직 이기기 위한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분노로 정치를 하면 민심은 멀어지고, 욕심으로 정책을 세우면 그 결실은 썩는다.

 

탐욕은 불이고, 분노는 칼이며, 어리석음은 어둠이다. 이 세 가지 독이 국회를 지배하는 한, 민심은 결코 편안할 수 없다.

 

정치는 입이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명분이 아니라 실천으로, 권력이 아니라 양심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주머니 속 송곳은 결국 드러난다. 진짜 지도자는 말하지 않아도 국민이 압니다. 그들의 눈빛과 침묵 속에서 책임과 진심의 무게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가 필요한 것은 백 개의 말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조용히 일하는 한 사람의 송곳이다. 그 송곳은 세상을 찌르려는 것이 아니라, 막힌 길을 뚫고 진리와 희망의 길을 여는 도구이다.

 

말 많은 정치인은 많으나,
말 없이 행하는 이는 적도다.
낭중지추...
참된 리더는 침묵 속에서도
세상을 바꾸는 송곳이다.

 

글 / 曇華總師담화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