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C5+K 관세 협력 본격화…유라시아 디지털 경제벨트 시동

- 통관 디지털화·물류 허브 연계로 무역 촉진 가속
- 32억 달러 교역 넘어 ‘디지털 실크로드’로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대한민국 관세청이 주최한 ‘중앙아시아와 대한민국 간 무역 촉진’ 행사가 2026년 1월 30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중앙아시아 5개국(C5)과 한국(K)을 잇는 C5+K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점검하고, 관세·통관 협력을 축으로 한 경제벨트 구상을 구체화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누르갈리 아리스타노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 아이다 이스마일로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키롬 살로히딘 암리딘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 베겐치 두르디예프 주한 투르크메니스탄 대사, 알리셰르 압두살로모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명구 대한민국 관세청장이 자리해 C5+K 협력의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누르갈리 아리스타노프 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관세 협력은 단순한 행정 절차 개선을 넘어, 기업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경제 외교의 핵심”이라며 양국 간 우호적 무역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아시아–유럽 간 경제 연결성 강화의 핵심 요소로 운송·환승 잠재력 개발을 제시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는 중앙아시아를 자원 수출 중심지에서 유라시아 물류 허브로 전환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명구 관세청장 역시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지리적 위치를 높이 평가하며, “무역 전자화와 통관 디지털화를 결합한 ‘디지털 실크로드’ 구상이 C5+K 협력의 미래”라고 밝혔다.

 

행사의 핵심 의제는 통관 절차의 디지털 전환이었다. 양측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위험관리 체계 고도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요 협력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위험관리 시스템 고도화
  - 전자 원산지증명 확대 및 서류 간소화
  - 데이터 기반 통관 심사 체계 구축
  - 모범 사례 공유 및 공동 워킹그룹 운영
이는 물리적 인프라 협력에서 나아가 행정 효율성 제고라는 ‘소프트 인프라 협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디지털 통관 체계는 기업 비용 절감과 물류 시간 단축을 통해 실질적인 무역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C5+K 경제협력의 구조적 확장
중앙아시아 5개국은 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구, 전략적 지리 위치를 기반으로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인프라·스마트 물류·디지털 행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① 에너지·자원 협력 고도화
카자흐스탄의 원유·우라늄, 투르크메니스탄의 천연가스, 우즈베키스탄의 광물 자원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 관세 협력은 대형 자원 프로젝트의 통관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② 물류·운송 네트워크 연계
중앙아시아의 환승 잠재력과 한국의 항만·물류 디지털 역량이 결합할 경우, 한–중앙아–유럽을 잇는 복합 물류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유라시아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③ 산업·제조 협력 확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자동차·전자·석유화학 분야 협력이 진전 중이다. 향후 스마트 산업단지 구축과 현지 조립 생산 모델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④ 디지털 정부·관세 행정 협력
한국의 전자정부 및 관세 전산 시스템 경험은 중앙아시아의 행정 현대화 수요와 맞물린다. 공동 관세협력위원회는 이러한 제도 협력의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 교역 규모는 32억 달러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1.4%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주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협력의 초점이 단순 교역 규모 확대를 넘어 산업·물류·디지털 협력의 질적 고도화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관세 협력은 무역 촉진의 출발점이자, 에너지·물류·디지털 협력으로 확장되는 경제벨트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관세 행정 회의를 넘어,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유라시아 공급망 재편 속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 계기였다.

 

C5+K 협력은 이제 선언적 협력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디지털 통관과 물류 허브 전략이 맞물릴 때,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실크로드’라는 이름 아래, 관세 협력은 이제 유라시아 경제지도를 재편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