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글로벌 항공교육 협력 확대하는 한국항공대학교, 국제화 전략 본격화

- ACE 전략 기반 국제화 추진… 글로벌 항공우주 인재 양성 체계 구축
- 국제교류학부·복수학위 확대… 실무 중심 글로벌 교육 기반 강화
- ICAO·개도국 협력 확대… K-항공교육 세계로 확산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항공우주 산업은 2040년경 1조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러한 성장의 기반에는 국가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이 자리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과 운항, 공항 운영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이 국제적 연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 정책과 규제, 안전 기준이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표준화되면서 각국의 제도와 환경을 이해하고 이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항공 교육에서도 국제화는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 교육 단계에서부터 국제 기준을 익히고 협력 경험을 축적하는 흐름이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인 한국항공대학교 역시 항공 특성화 대학으로서 축적해 온 교육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항공정책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해외 대학과의 교류 활성화 등을 중심으로 항공우주 교육의 국제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항공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ACE 전략 기반 국제화 추진과 유학생 교육체계 정비
한국항공대학교는 항공우주 분야 특성화 교육을 기반으로 축적해 온 교육 및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학발전계획 「KAU NALDA 2025+」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성화(A, Abroad), 체계적인 유학생 관리·지원(C, Care), 글로벌 교육환경 구축(E, Environment)을 핵심으로 하는 ACE(글로벌 항공우주 인재 육성) 전략을 추진하며 국제화 기반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항공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정과 지원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유학생 수 확대에 그치지 않고 전공 교육, 한국어 교육, 생활 적응 지원, 진로 상담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학업 지속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교환학생 파견 국가를 영국, 폴란드, 포르투갈, 태국 등으로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학부 및 대학원 외국인 재학생 수는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약 180% 증가했다. 유학생 증가와 함께 학업·생활·진로를 아우르는 지원체계도 함께 고도화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S)’ 평가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한국항공대학교는 해당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인증대학으로 선정됐으며, 입학 단계에서의 엄정한 관리와 입학 이후 학업·생활·진로 전반에 걸친 체계적 지원, 낮은 불법체류율 유지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질적 관리 역량까지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국제교류학부 신설과 복수학위 확대를 통한 교육 기반 강화
이러한 국제화 전략은 교육과정 운영에도 반영되고 있다. 2023년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교류학부가 신설됐으며, 서비스경영전공, 항공경영전공, 항공교통물류전공, 항공운항전공 등 항공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공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제교류학부는 글로벌 항공산업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된 특성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 내 실제 항공기를 활용한 실무실습과 항공산업 현장실습을 비롯해 최신 사례 연구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적용한 참여형 학습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교과목과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환경 속에서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국제적인 시각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각국 항공사, 공항, 지상조업, 정부 및 공공기관, 연구기관 등으로 진출하거나, 일반대학원 서비스경영학과, 글로벌서비스경영학과, 항공경영학과 등으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간다.

 

복수학위제도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24년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와 ‘2+2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한국항공대 항공경영전공에서 2년간 수학한 뒤 UNSW 항공학부(School of Aviation)에서 2년을 더 수학하면 양 대학의 항공경영학 학사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한국항공대에서는 항공산업 전반에 걸친 이론과 실무를 배우고, UNSW에서는 호주 항공업계와 공동으로 개발한 실무 중심 교육과 산업체 인턴십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양 대학에서 복수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은 국내외 항공사를 비롯해 공항, 정부기관, 공공기관, 국제단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UNSW는 2025년 QS 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 종합 18위를 기록한 대학으로, 호주를 대표하는 연구중심대학 협의체인 Group of Eight(Go8)에 속해 있다. 항공경영 분야 교육과 연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교통대학교(TSTU)와는 2025학년도 2학기부터 ‘1+2+1 복수학위 조종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양 대학은 2023년 3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항공협력단 방문을 계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학술 교류와 해외 봉사 활동 등을 통해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항공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조종사뿐 아니라 공항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교육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개발도상국 항공전문가 양성 통해 K-항공교육 수출
이와 함께 한국항공대학교는 국제화 교육을 넘어 개발도상국 항공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서 70여 년간 축적해 온 항공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항공교통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교육 협력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대한민국과 한국항공대를 항공전문인력 양성의 모델로 삼아 자국 항공교육 역량을 강화하려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개도국 지원의 일환으로 2024년부터 일반대학원에 ‘ICAO 글로벌 항공정책 펠로십(ICAO Global Aviation Policy Fellowship)’ 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원국 가운데 개발도상국 항공 분야 공공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항공정책 석사학위 과정으로,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35개 국적 50명의 유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해당 과정은 항공교통 인프라와 항공안전 경쟁력이 부족한 개도국의 항공산업을 분석하고, 연수생들이 각국의 상황에 맞는 항공정책을 수립하고 마스터플랜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항공 안전, 공항 운영, 항공교통 관리 등 항공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정책과 실무를 연계한 교육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ICAO 인증 공동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항공사 및 공항 산업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실무 경험을 갖춘 교수진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한국공항공사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계절학기마다 공항 현장실습 및 인턴십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수생들이 귀국 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제 컨퍼런스 참여와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고양시에 위치한 캠퍼스는 김포공항 및 인천공항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서울과도 인접해 있어,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 만족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양성된 개도국 항공 분야 인재들은 자국의 항공정책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항공교육의 경쟁력을 확산시키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는 ‘파라과이 항공전문인력 역량강화사업’을 수행했다. 현지 및 국내에서 조종 훈련교관을 양성해 훈련기관 운영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교통물류 인프라가 부족한 파라과이의 항공산업 기반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아프리카 지역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탄자니아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탄자니아의 항공전문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탄자니아는 항공교육훈련센터(TCAC)를 중심으로 항공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나,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시장 규모에 비해 인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탄자니아 정부는 항공교육 인프라 확대와 함께 국립 항공대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대는 현지 교육 및 훈련 체계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협력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협력은 아프리카 항공교육 시장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국내 항공교육 역량의 해외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국제 항공교육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공동교육과정 운영
한국항공대는 2023년 1월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국제 항공우주 교육기관 협력기구 알리칸토(ALICANTO)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 분야 대학들과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알리칸토에는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 캐나다 맥길대학교, 영국 크랜필드대학교와 코벤트리대학교, 러시아 모스크바 주립 항공기술대학교 등 항공우주 분야를 대표하는 대학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원 대학 간 협력뿐 아니라 ICAO,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공항협의회(ACI) 등 국제 항공기구와의 협력 관계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23년에는 ICAO,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ERAU),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공동으로 글로벌 항공 전문가 프로그램(GAPP, Global Aviation Professional Programme)을 신설했다. 이 과정은 전 세계 항공 관리자와 민간항공 규제당국 담당자를 대상으로 기획된 ICAO 최초의 산학 공동교육과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항공산업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국제 기준과 다양한 사례에 비추어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한국항공대학교와 ICAO, ERAU,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각 기관의 전문성을 반영해 커리큘럼을 공동으로 설계했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앞서 2019년부터 ICAO와 협약을 맺고 국내 대학 최초로 재학생 대상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한 바 있다.

 

한국항공대학교의 국제화 전략은 교육과 정책, 산업 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협력 사례가 축적되며 하나의 교육 체계로 정착해 가고 있으며, 이는 국내 항공교육이 국제 환경과의 연계를 통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