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시간의 변화는 자연의 변화에서 그 흐름을 알아 차려야 합니다. 2024년이 시작된지도 며칠 안된 것 같은데 입춘이 지나고 곧 설날과 정월 대보름, 우수가 다가옵니다. 시간적인 용어로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찰나”라는 말입니다. “찰나”는 불교용어로 불가의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에서 나타나는데, 산스크리트의 '크샤나', 즉 순간(瞬間)의 음역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부파불교의 논서 《아비달마구사론》<세간품>에 의하면 120의 찰나를 1달 찰나(一怛刹那:tat-ksana, 순간의 시간, 약 1.6초), 60달 찰나를 1납박(一臘縛:lava, 頃刻의 뜻, 약 96초), 30납박을 1모호율다(一牟呼栗多:muhūrta, 약 48분), 30모호율다를 1주야(一晝夜:24시간)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에 의하면 1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라는 아주 짧은 순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우리가 쓸 때에는 정확히 0.013초 혹은 10-18이라는 뜻 없이, 막연하게 매우 짧은 시간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찰나는 시간의 최소 단위를 나타낸다는 것이 사전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2024년 한해동안 대만 총통선거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세계적으로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한 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권여당인 국민의 힘과 최대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 민주당, 그리고 양당의 폐해를 지적하며 새로운 신당의 출연으로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을 각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다투어 기사화를 하다 보니, 경제나 사회문제 등은 다소 소외된 상태로 온 국민이 정치현안에 몰입되어 있는 상황인 듯싶다. 집권이후 윤석열대통령의 계속된 거부권행사와 김건희 여사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적인 문제들중 하나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을 통해서는 그동안 윤대통령이 손실을 보았을거라는 말과는 달리 약 22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는 검찰의 조사자료가 노출되었고, 또다른 사안으로는 DIOR 핸드백의 뇌물을 받은 사건이 사전에 정치적으로 기획된 몰래 카메라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집권여당과 대통령실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몰래 카메라가 아니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몰래 고가의 선물이나 뇌물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국민적 항변이 뜨겁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열반송의 사전적 의미는 선승이나 고승들이 열반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총체적으로 담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을 말합니다. 한시의 오언절구나 칠언절구 형태를 취하지만 임종게 역시 형식적이라 하여 남기지 않는 선승들도 있으나, 열반게(涅槃偈), 열반송(涅槃頌), 입적게(入寂偈)라고 불립니다. 열반송은 속박과 번뇌, 미망과 아집에서 벗어난 적멸의 순간에 직접 전하는 마지막 한 마디이기 때문에 고승의 임종게는 오래도록 세간의 화제가 되고, 불자나 일반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선승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처음으로 내뱉는 오도송(悟道頌)이 비교적 화려하고 비유적인 반면, 열반송은 화려한 언사를 쓰지 않고 비유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직접 친필로 남기기도 하고, 제자가 받아 적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주 들을 수 있는 열반송중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서산대사 휴정(休靜)은 다음과 같은 임종게를 남겼습니다.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소중한 열반송중 하나란 생각이 듭니다. "삶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生也一片浮雲起)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死也一片浮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추위가 강풍과 함께 엄습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는 퇴행과 절망이라는 경제현실이 서민들에게는 더욱 더 고단함을 더 느끼게 하고, 차가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건설회사들은 PF로 국내 주택시장에서 몸집을 부풀리더니, 미분양에 한숨짓고 있고, PF를 집행한 금융기관도 채권회수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예대마진으로 최대 이익을 낸 은행권을 포함한 여타 금융권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화두는 배제한채 여전히 낙후된 금융시스템에 의존하면서 서민 가계와 기업으로로 부터 담보위주의 안전한 돈 놀이에 혈안이 되어 금융권 최대 수익창출에 힘을 기울이다 보니, 소위 황제세라는 목적세제의 국회 발의가 가시화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도, 보다 더 혁신적이고, 시장중심적인 금융시스템 구축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몸이 아프더니 2주일 이상 모든 음식을 제 자신의 몸이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는 사단을 경험하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아름다운 오색단풍과 습도도 낮고, 선선한 가을 날씨를 채 느낄 사이도 없이 가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누워 있어야 하는 고통속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바쁘다 바빠”는 한국인의 생활 특성을 나타내는 문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산업화와 함께 밤낮으로 일해야 했던 시절에 우리는 참으로 쉬는 시간도 사치라며 열심히 일한 덕에 OECD국가가 되었습니다만, 사람들의 정신의식은 퇴행하여 아직도 과거에 머물고 있습니다. 소득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정신적인 폐해가 심각한 수준의 사회가 된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저도 제 아이에게 전화를 하면 첫마디가 바쁘다는 말을 건넵니다. 실제로 바쁠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기꺼이 당신을 위하여 시간을 내어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이제는 찾을 수 없고, 스스로 한가하다고 말하는 사람 역시 하나도 없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리 바빠야 하는 걸까요?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사회, 이웃과 공존할 수 없는 사회는 반드시 비정상적인 사회로 변모해 갑니다. 이제 우리사회는 백주 대낮에도 칼을 휘둘러 인명을 살상하거나 공원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젊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속에 살고 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는 하루가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4월이다. 온 산이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바람은 온화하며, 땅에는 온갖 꽃들이 매일매일 새로운 옷을 갈아 입고 피어나는 계절이 되었다. 중국 제나라 재상 관중이 썼다고 알려진 <관자>라는 책에 “곡식을 심는 것은 일년지계(一年之計)요, 나무를 심는 것은 십년지계(十年之計)이며, 사람을 심는 것은 종신지계(終身之計)”라는 구절이 있다. 종신지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을 키우는 교육은 단지 100년짜리 계획이 아니라 평생 갈 계획이라는 말이다. 관중의 글은 여기까지는 제법 알려져 있지만, 뒤 구절까지 모두 인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곡식은 한 번 심어서 한 번을 얻고, 나무는 한 번 심어 10배를 얻고, 사람은 한 번 심으면 100배를 얻는다.”는 말이다. 즉, 나무는 십년계획으로 10배를 벌고, 교육계획은 100배의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경제적 의미가 추가적으로 더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곡식이나 나무가 심어 놓는다고 잘 자라는 것이 아니다. 농부가 일년지계로 곡식을 기를 때, 봄부터 일을 해서 가을이 되어서야 겨우 빛을 본다, 십년지계라는 나무도 10년은 키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 오왕(吳王)의 창(槍)과 와신상담 교훈 올해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8주년, 한일 두나라가 국교를 정상화 한지 58주년이 되는 해였다. 삼일절은 그해 들어 가장 먼저 열리는 경축일이라는 점에서 역대 정권에서도 한 해의 국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날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일,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 3월 1일 윤 대통령의 삼일절 경축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미래지향적인 측면에 방점을 찍은 경축사라고 스스로 자평하고 있으나 국민 대부분은 일본이 보편적 가치를 지닌 이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도 않고 있으며, 반성 없는 일본에 대한 무절제하고 치욕적인 관계개선 의지에 대한 일종의 찬사에 가깝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어 국론을 분열시키는 또다른 계기가 된 듯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발표한 삼일절 대통령 경축사에 대한 평가 역시 각기 다른 형태의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사회가 건전한 비판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기 보다는 두 단체가 서로 다른 이념적인 배경을 지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양려진 기자 | 大上下知有之… 법화경에 이르길 “이 몸은 고기와 피로 덮여 있고, 뼈로 쌓아 올린 하나의 성곽, 그 안에 교만과 비방, 늙음과 죽음이 함께 머무르고 있다”고 법화경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자, 대한민국의 국격을 대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국빈방문 기간 중 윤대통령은 어김없는 설화로 또다시 문제를 일으 켰고 집권여당은 이를 방어하느라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대통령의 호기로 보기보다는 준비 안된 대통령의 직무수행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겁박 한 말 이 아닙니다. 이란을 “아랍에미레이트의 적”으로 규명한 발언의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와 이란 정 부의 외교문제로 이미 비화되고 있고, 현실적으로 이란과 중동에 머무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 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대통령 자신이나 대통령실, 집권여당에서는 대통령을 위한 잘못된 충성으로 자신안에 존재하는 비방과 교만을 직시하지 못합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는 이번에도 그렇듯이 남의 들보는 보면서 자신의 들보는 조금도 살피지 않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