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지난 18일,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이 주최한 「한국–중앙아시아 문화유산 협력, 노우루즈 도서 출판기념식」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중앙아시아 최대 명절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노우루즈(Nowruz)’ 전통을 기록한 도서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단순한 출판행사를 넘어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문화외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상징적 무대가 되었다. 특히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 지역 간 전략적 연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가유산청 최보금 차장은 “노우루즈는 자연의 부활과 생명의 탄생을 기념하는 인류 공동의 소중한 유산”이라며 “이번 출간이 실크로드를 통해 이어져 온 양 지역의 깊은 유대를 재확인하고 정상회의의 정서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 이종국 사무총장 역시 “정상회의 성과가 실질적인 협력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문화와 인적 교류가 지속가능한 협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중앙아시아 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날 행사에는 중앙아시아 5개국 주한 대사가 모두 참석해 각국의 노우루즈 전통과 의미를 소개하며, 평화·재생·조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강조했다.
카자흐스탄의 누르갈리 아리스타노프 대사는 “노우루즈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정신”이라며 헌법 개혁 과정에서도 이러한 전통적 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 아이다 이스마일로바 대사는 “노우루즈는 세대 간 우정과 존중을 전하는 문화적 매개체”라고 평가했다.
타지키스탄 키롬 암리딘조다 대사는 “노우루즈는 6,000년 역사의 ‘새로운 날’로, 고아와 노인을 돌보는 자비의 전통을 통해 인류에게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베겐치 두르디예프 대사는 “9월 정상회의는 미래 협력의 새로운 틀을 구축하는 결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 알리셰르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노우루즈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어져 온 민족의 회복력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한양대학교 이희수 석좌교수는 노우루즈를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공동 문화유산”으로 정의하며, “빛의 승리를 상징하는 조로아스터 전통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비롯된 자연의 새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프트신(Haft-sin)과 수말락(Sumalak) 등의 전통을 통해 공동체 화합의 정신이 오늘날 인류가 필요로 하는 가치임을 강조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무형유산센터(ICHCAP)는 이번 도서 「실크로드를 따라 본 노우루즈 전통」의 제작 배경과 함께 중앙아시아 무형유산 디지털 플랫폼 ‘ICHLinks’ 구축 사업을 소개했다. 관계자는 “노우루즈는 13개국이 공동 등재한 대표적 유산”이라며 “이번 도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공동의 가치와 차이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라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10여 년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협력해 40여 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제작과 방대한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했으며, 이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광·디자인 등 창조산업과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 개최될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최초의 정상급 회의로, 양측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자원·에너지), 우즈베키스탄(인구·시장), 키르기스스탄(관광·교류), 타지키스탄(문화·인프라), 투르크메니스탄(천연가스) 등 각국의 강점을 기반으로 다층적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리튬·우라늄·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을 보유한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은 한국의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확보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출판기념식은 과거 실크로드로 이어진 역사적 인연을 현대의 전략적 협력으로 확장하는 상징적 계기로, 문화와 사람 중심의 교류를 통해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앞으로 문화유산 보호와 전승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며, 2026년 9월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신新 유라시아 협력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