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심층분석] ‘에픽 퓨리’ 작전의 실패가 남긴 것

- 2월 11일의 밀약: 네타냐후의 ‘장밋빛 도박’과 트럼프의 매료
- “이것은 헛소리다”: 전문가들의 처절한 경고를 묵살한 백악관
- 거꾸로 타오른 ‘에픽 퓨리’: 석기 시대로 돌아간 것은 누구인가
- 벼랑 끝의 리더십: 탄핵과 수정헌법 제25조라는 청구서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뉴욕타임스(NYT)의 특종 보도로 드러난 2026년 이란 전쟁의 막전막후는 ‘정보의 부재’가 아닌 ‘정보의 무시’가 부른 참사였다. 참모들의 처절한 경고를 뒤로하고 강행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은 미 외교사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독단적 결정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본지는 NYT의 보도와 워싱턴 내부의 반응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심층 분석했다.

 

 

‘장밋빛 시나리오’에 매몰된 백악관

2026년 2월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보기관 모사드 수뇌부와 함께 백악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기간 내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하고, 내부 봉기를 촉발해 정권 교체까지 이끌 수 있다는 낙관적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시나리오는 현실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정권 교체’라는 전례 없는 외교·안보 성과를 강조한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맞물리며 설득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백악관은 정보기관이 축적한 객관적 평가보다 네타냐후 총리의 확신에 무게를 실은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 “현실성 결여된 구상”

그러나 백악관 내부 실무진안보 라인의 판단은 이와 상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핵심 참모들은 해당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스라엘 측의 정권 교체 구상에 대해 **“우스꽝스럽다(farcical)”**는 표현을 사용하며 신뢰성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해당 계획을 “헛소리(bullshit)”라고 일축하며, 정책적 검토 가치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JD 밴스 부통령은 대규모 군사비 지출과 이에 따른 에너지 시장 불안 가능성을 지적하며,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군사 개입 유도를 위해 정보를 과장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에서, 군 수뇌부는 “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며 극도의 리스크를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조기에 붕괴될 것”이라는 낙관적 판단을 고수하며 내부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의 경고는 현실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월 27일,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내려진 공격 명령은 당초 목표로 제시됐던 ‘정권 교체’ 대신, 역설적으로 ‘정권 결집’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정권 공고화 측면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순교자’로 격상되었고,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 구도로 부상하면서 이란 내부의 권력 구조는 오히려 단순화·결속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민 여론의 급반전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시작되자 지지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학교와 민간 시설까지 피해가 확산되면서, 일부 친미 성향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국은 구원자가 아니라 파괴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배신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경제적 파장도 현실화됐다. 봉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됐던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차단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충격이 가해졌고, 이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물가 상승 압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군사 행동의 비용은 각국 시민들이 감내해야 할 경제적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의 실체가 폭로되자 미국 정계는 유례없는 혼란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미국 수정헌법 제25조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지층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14선의 존 라슨 의원이 발의한 탄핵 소추안에는 ‘전쟁 범죄’를 포함한 13개 사유가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정책 실패를 넘어, 국제법 및 인도주의 규범 위반 가능성까지 문제 삼은 것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다만 현재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 지형을 감안할 때, 실제 탄핵 인용 및 해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데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는 분위기다.

 

이번 뉴욕타임스(NYT)의 특종 보도는 한 국가 지도자가 객관적 정보참모진의 조언을 배제한 채, 개인적 정치 계산외부 로비 영향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강경 발언은, 결과적으로 미국을 외교적 고립국내 정치 분열이라는 또 다른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군사적 성과를 통한 정치적 레버리지 확보가 오히려 전략적 역풍으로 귀결됐다는 분석과 맞닿아 있다.

 

한편 4월 7일부터 발효된 2주간의 한시적 휴전은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해당 조치가 분쟁의 종결 신호로 작용할지, 혹은 재충돌을 앞둔 일시적 정지 상태에 불과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재로서는 향후 국면이 미국의 단독 판단이 아닌, 국제사회의 집단적 압박이란의 대응 전략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