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북한이 신형 구축함을 동원해 핵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핵심 방어 자산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전력이 중동 지역의 전쟁 여파로 한반도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10일) 서해상에서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는 지난 3월 4일에 이은 두 번째 무력 시위로,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시험은 북한이 공들여 건조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이루어졌다. 북한 측 주장에 따르면, 발사된 미사일들은 서해 상공에서 약 169분(10,138초) 동안 복잡한 궤도를 비행해 목표 섬을 명중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딸 김주애와 함께 화상 시스템을 통해 발사 상황을 원격 모니터링하며 "해군의 핵무장화가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방어망에는 구멍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신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됐던 사드 요격 미사일과 관련 장비 일부가 최근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중동(서시아) 지역으로 급파됐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주 미국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2월 28일 공습 이후 격화된 전쟁 속에서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일부를 서아시아로 이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전으로 인해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난 데 따른 '전략적 유연성' 차원의 결정이다. 미 국방부는 전 세계에 배치된 패트리어트와 사드 자산을 중동으로 집결시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반도의 핵심 방어 자산이 우선 차출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주한미군 자산이 이동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의 방어망 약점을 간파하고 해상 발사 순항미사일(SLCM) 등 다각적인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사드 전력의 공백을 메울 독자적인 방어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북한의 고도화된 미사일 기술과 미국의 글로벌 전략 변화라는 두 가지 파도에 직면해 있으며 주한미군 자산의 이동이 일시적인지, 혹은 장기적인 전력 구조 재편의 신호탄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